기초노령연금, 어찌보면 저 말이 맞을 수도 있지…

미디어오늘

저 기사를 보고 황당한 기분이 들었는데 아무래도 보건복지부의 카더라 통신에서 비롯된 뉴스인가 보다. 여러 언론 및 정당에서 물어뜯으려고 작정하고 덤비는데 이 제도가 생긴 이래 이 제도 밑에서 온갖 욕을 하며 일하며 느끼면서 아마 이런 의미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으로 써 본다

일단 정부와 정당은 설령 자신의 목을 죄는 굴레가 된다 하더라도 절대로 노령연금을 축소할 수 없다.
왜냐!? 이것이 선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투표율이 높은 계층은 노인층이고 이 나라를 이렇게 만들어 올린 것에 대한 공로가 크므로 그들의 파워가 상당히 세다. 이걸 “우리 돈 없어염, 그러니까 줄일게요” 이렇게 한다는 건 차려진 밥상을 스스로 뒤엎고 경쟁자에게 그 밥상을 내 준다는 말과 같다. 자기 밥그릇 사수에 충실한 이들이 미쳤냐? 이런 짓을 하게? 절대로 못 하지.
뭐, 이 나라가 정말로 모라토리엄(이라 쓰고 배 째라 모드라 읽는다) 선언을 한다거나 타국의 침략을 받아 제도 자체가 뿌리 째 흔들리게 된다면 몰라도

이 제도가 처음 생겼을 때, 나 솔직히 유시민 씨 많이 욕 했다. 하루에 30명 이상의 노인들과 상담하고, 며칠에 한 번씩 지침이 바뀌고, 거기에 적응 못 해서 사고 치고, 자료에는 떡하니 소득재산이 뜨는데 그거 없다고 딱 잡아떼는 사람들,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인생이야기를 하는 사람들, 탈락하면 탈락한대로 열 받아서 동으로 쳐들어오는 사람들, 소득재산 구분 없이 다 줘야 한다고 길길이 날뛰는 사람들 등을 보며 상당히 많이 질렸기 때문이다. 이따위로 할 거면 차라리 교통수당을 없애지 말지 왜 없애고 이걸 만들어서 사람을 이렇게 엿 먹이냐고.
지금 생각해보면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노인인구에 대비하여 교통비에 들어가는 예산이 감당이 안 될 것 같은데다 마침 당시에 대선도 끼여있고 해서 표심 좀 얻어보자는 심산으로 만들었던 제도가 아니었을까 한다. 1개월에 1만원보다는 1개월에 8만원이라는 금액이 꽤 크니까.
그렇게 제도는 생겼고 올해 10월이 되면 꼭 3년이 되기는 하는데 적어도 처음보다는 많이 빡빡해진 듯 보이지만 그래도 엉성해 보이는 건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다. 하긴 이런 경우는 사람의 머리보다 전산 시스템이 못 따라가는 경우가 많으니 이건 전산 개발팀을 볶아야 할까?

여하간 저 보건복지부의 카더라통신의 이야기로는 노령연금의 수준이 용돈수준이니 이걸 줄이고 차라리 그 돈으로 기초생활보호를 받는 노인들에게 좀 더 주자…라는 의미 같은데 내가 해석하기엔 이렇게 보인다
– 어차피 45~50년 이전 생들은 국민연금에 많이 가입되어있지 않아 노후대비에 문제가 있었으니 이 노령연금 제도가 괜찮은 제도였다
– 그러나 현재 늘어가는 노인의 수를 계산해 보면 이 노령연금도 재정에 상당한 압박을 줄 우려가 있다
– 요즘 노인들은 대부분 많건 적건 국민연금을 받는다. 이건 앞으로 노인이 될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국민연금은 웬만한 사람들에게서 다 삥 뜯어 가고 있으니까
– 노인인구의 70%(혹은 그 이상)들이 국민연금을 받을 즈음이면 굳이 노령연금 제도를 이렇게 유지할 필요가 없다
– 그래서 저렇게 줄여보자는 검토의견이 나온다. 연금공단에서 연금 주는데 중복으로 또 돈을 줄 필요가 없으니까
결국 저 줄이겠다는 말이 흘러나오는 것은 언젠가 대부분의 노인들이 국민연금을 받을 즈음(적어도 전 노인이 국민연금을 받을 즈음?)이면 굳이 노령연금을 유지할 필요가 없을 테니 자연적으로 수혜자가 감소할 거라는 예측을 한 게 아닐까 한다. 그걸 가지고 설레발 쪄는 언론과 경쟁 정당에서 난리가 난 거고.

여하간 수혜제도는 먼저 선빵을 치고 챙기는 놈이 유리하다는 걸 새삼 느끼는 중이다. 이런 게 어디 하루이틀이냐…

砂沙美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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