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거 애플 페이리테일 완역 후기

5월부터 시작한 개인 번역 프로젝트가 1차 마무리가 되었다.

실제 구입한 건 작년 4월 초였고, 다 읽고 내용 파악하는데 20일 정도 걸린 후에 마음을 잡고 시작한 게 5월 중순 즈음이었던 것 같다.

이걸 하면서 알게 된 것

1, 예상보다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많이 늘었다. 덕분에 일본 거주 중인 올케나 조카와 대화하기에 아주 조금 나아졌다. 대화에 “아주 조금”이 된 이유는 작품 자체가 사용하는 표현이 일정 부분 고정되어 있기에 그 이상의 단어를 사용하려면 아직 더 배워야 한다!(언어가 그렇게 쉬울 리가 없지)

2, 왜 번역본의 질이 제각각인지 좀 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역자의 특성이나 취향 혹은 독자의 취향에 따라 갈리겠지만 원작을 그대로 따라가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원작을 초월번역하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이를 독자가 수용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차이에 따라 판매량이 달라질 것이기에 편집부에서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이 정해지고 그에 따라 번역 작업이 이루어질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전문 번역자인 팬이 작업을 하는 게 좋겠지만 기간에 맞추어 일정 퀄리티가 나온다는 보장은 없으니 출판사 입장에서는 역자라 하더라도 팬이냐 아니냐를 고를 여유는 없을 테니 맡기다 보면 작품의 번역 퀄리티가 달라질 같았다.
그리고 현재 연재 진행중인 작품이 가장 힘들 것 같아 보였던 게 나도 이 작품이 완결된 거라 생각하고 달려들었는데 알고 봤더니 “3권이 더 진행됩니다.”라는 걸 알고 경악했다. 적어도 완결이 되었으면 캐릭터성이 고정되어 이야기의 흐름 파악이 편한데 연재중인 경우, 작가가 대략적인 설정은 잡아두었을지라도 그걸 조금씩 풀거나 변하기 때문에 번역하다 보면 작가의 의도를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잘못 이해해서 이야기 흐름이 살짝 이상해지거나 한참 지나고 나서 다시 수정해야 할 일이 벌어질 것 같기 때문이었다.

3, 이 작품을 번역(해석)하기 위해 실제로 한글화된 로맨스 판타지 장르 작품을 30~40권정도 사서 읽어봤는데 생각보다 시대물 작품의 번역 퀄리티의 보수적인 면을 볼 수 있었다. 시대물인 경우 독자적인 설정+과거의 시대상이 섞여 있기 때문에 아무리 판타지라 하더라도 독자들이 시대 배경을 가지고 읽기 때문에 번역에 대해 조금 고정된 관념을 가지고 보수적으로 접근하려고 작업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에 비해 아주 전형적인 판타지물 같은 경우는 번역 퀄리티가 역자가 받아들이는 정도에 따라 참 다양하다는 걸 볼 수 있었다.

4, 언어라는 것 자체가 일종의 사회 생물과 같기 때문에 문법 자체도 시간 흐름에 따라 생략되거나 의미가 바뀌거나 새로 생기거나 많은 변화를 거친다. 그래서인지 내가 문법을 배우던 1996~1999년의 문법으로 도전했더니 안 맞는 부분이 생기더라(이 작품은 2010년부터 시작했다). 덕분에 하다 보니 “이런 게 언제 생겼냐?”라던가 “요즘은 이렇게 해야 독자가 읽기 편한가?”라는 의문에 시달렸다.

5, 작가의 문체 자체가 어려운 문체가 아니라서 번역 진도 자체는 잘 나간 편이었는데 작품 내내 현재 진행형과 수동형 문장이 참 많았다. 내 언어 습관이 현재 진행형과 수동형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걸 현재 진행형을 단순 문장형으로, 수동형을 상대방의 능동형으로 바꾸는데 항상 고민을 했더랬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의성어와 의태어는 최강 난이도였지만 장면 표현이나 설탕 과자를 만드는 표현들은 많아도 전투표현이 많지 않은데다 단순했다는 게 다행이면 다행이랄까.

일단 해 놓은 걸 보면서 다시 읽어보면서 어색한 부분은 좀 더 고치면 그나마 내가 봐도 불만은 덜할 것 같다.

덤 1 : 12가 없는 건 12권은 단편집이라 시간 흐름에 따라 각 권의 말미에 들어가서 없음

덤 2 : 백작과 요정이 총 35권이 있는데 이걸 도전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걸릴 거 같은데….?(20권도 1년이 걸렸는데 35권은 시작하면 2년은 걸리려나….?)

덤 3 : 덕분에 게임에 대한 지출이 확 줄었음.

砂沙美에 대하여

게임은 게임, 현실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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