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언젠가 이렇게 될 거라는 건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지만…

어젠 독서 삼매경 속으로 놀러가는 바람에 이글루스쪽을 제대로 체크하지 못했는데 오늘 가 보니 아주 난리가 났다.  이유는 이것 때문


이글루스 운영정책이 변경됩니다 by EBC


첫번째 변경정책이야 SKCS에 넘어갔을 때부터 언젠가 있으리라 예상했기에 그다지 큰 충격으로 다가오지 않았지만 현재 유저들이 난리나고 나 역시 황당하여 벙 쪄 있는 모습을 만들게 한 것은 두 번째 변경예정인 운영정책이었다


만 14세 이상 가입 허용.


초딩이 어쩌네 저쩌네, 들어올 잠재적인 유저들이 개념이 있네 없네를 이야기하기 전에 솔직히 많이 씁쓸하다.
내가 이글루스에 정착했던 게 2004년 경이었고 이미 성인이었던 내게 있어 많은 블로그 서비스들 중에서 이글루스를 선택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성인만 가입이 가능하며 비슷한 취미를 가진 이들이 많아 이야기가 잘 통할 것 같아서”였었다.  적어도 VT시절의 향수를 알고 있던 나였기에 이글루스에서 유달리 그 향수를 짙게 느꼈다고 할까.  사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글루스는 다른 블로그 서비스와는 다른 이상한 별명들이 좀 많긴 했었다.  대표적으로 오덕루스나 덕후루스같은 것들.
그래서 그런지 여타 블로그 서비스와는 달리 화려하지도 않고 심플하지만 오히려 심플하고 속도 빠르며 글 쓰고 읽는 데 지장을 주지 않는 걸 좋아했기에 묘하게 애착이 많이 갔고 온네트에서 SKCS로 넘어갔을 때도 상당히 싫어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이야 거의 대부분 다 잊은데다 현재 이글루스보다 개인계정쪽을 더 중점으로 삼고 있기에 싫었던 감정은 다 잊었지만 그래도 애착은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난 사실 마케팅이네 차별성이네 하는 건 잘 모르겠다.  적어도 이글루스가 비로그인 상태든, 로그인 상태든 지내기 편했고 그 안에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좋았기에 실제로 제대로 운영하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방문할 수 있었는데 현재의 회사는 자신들의 궁극적인 목표인 이익을 위하여 그 차별성을 버리고 여타 다른 블로그 서비스와 같아지려 하는 걸 보니 안타깝기만 하다.  원래 회사야 이익을 남기는 게 궁극적인 목표고, 그것을 위해서 조치를 취해야 하는 건 정당한 일이지만 이번은 방법이 상당히 나빴다고 생각한다.  독특한 특징이 없는 이상 사람들에게 쉬이 잊혀지기 마련인 것을….
사실 이글루스는 다른 블로그 서비스들에 비하여 꾸미는 유저들의 입장에서 그 편의성이 꽤 불편하다.  오히려 간단하고 내용만으로 승부하는 이들에게 있어 최적의 환경을 자랑하지만 현대의 아이들은 이런 심플한 걸 오히려 싫어할지도 모르니 회사에서 바라는 트래픽이나 기타 유저수가 얼마나 늘어날 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오히려 지금 난리가 난 유저들의 우려보다 그 파장은 엄청나게 작을지도 모른다.
성인만 가입이 가능하다는 메리트를 내던지기 전에, 무언가 독보적인 메리트를 형성시켰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으니 아마 모르긴 해도 여타 서비스들과 같아지거나 오히려 더 폐쇄적으로 나갈 가능성이 있겠다.  아니면 SK에서 운영하는 여타 서비스들과의 통폐합 준비단계인지도 모르겠고(현재 SK에서 운영하는 유사서비스가 엠파스, 싸이월드, 네이트통이 있던가…)


이 운영정책이 현실로 다가가는 그 날부터 일부 잠수타는 유저들이나 나가는 유저들을 붙잡아두는 게 좋을텐데 과연 SKCS는 어떻게 할까.
덤으로 나도 이로 인하여 한가지 결심을 굳히게 되었는데 언젠가 기회가 되면 뻘짓을 해서라도 이글루스에 돌아가려 했던 계획을 잠정적으로 취소하고 이글루스는 포토로그만 사용하고, 다시 3년간 개인계정의 계약연장을 하기로 했다.  이 기회에 아예 PHP5가 지원되는 서버로의 이동까지 결심하게 해 줬으니 그 점에 있어서는 고맙다고 해야할 지, 씁쓸하다고 해야할 지….


참 복잡한 기분이 드는 하루다

砂沙美에 대하여

게임은 게임, 현실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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