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뷔페 오렌지카운티

사 놓은 잘만파워를 드디어 장착하는 날.  사실 내가 할 수 있으면 굳이 AAru군에게 수고를 끼칠 필요는 없었지만 못 하는 게 문제라…  결국 그는 여친을 대동하고 집으로 올 수 밖에 없었었다.  일단 부르면 거의 오는 패턴이니.


문제는 이놈의 pc가 사람을 타는지 그가 손을 대면 멀쩡히 부팅되는 장면을 연출.  그래, 널 조립했던 사람이다 이거냐?  원래 사용자인 주인에게 배신을 땡기고 조립자에게 충성을 다하겠다는 거냐? 라는 온갖 생각을 하며 스카이디지털 파워에서 잘만 파워로의 교체를 시도했다.  교체가 완료되어 부팅하니 멀쩡히 잘 돌아가는 pc.  역시 파워의 문제였던 걸까?  그에게서 듣기로는 파워의 경우는 한번에 고장나는 게 아니라 서서히 고장나기 시작 -> 콘덴서 임신 -> 콘덴서 해산 -> 박살의 수순을 밟는다던가?  일단 큰 마음을 먹고 비싼 파워를 달았지만 사용하던 전력양은 이전과 달라진 게 없으니 전기요금걱정은 덜해도 될 거라는 말을 하더라.  대신 집이 오래되었고 개조한 방(부엌에서 방으로 개조한 게 내 방이다)이다보니 전기흐름이 불량할 수도 있으니 멀티탭을 좋은 걸 구매하라는 충고를 해 준다.  원래는 전압안정기라는 기계를 사용하는 게 가장 좋겠지만 그 기계 가격이 무식하게 비싸다나?


일단 여친까지 끌고 와서 일을 해 줬으니 저녁을 쏘기로 결정.  어디로 갈 거냐고 물었더니 수영교차로쪽에 오렌지카운티라는 쇠고기뷔페가 있단다.  그 정도의 거리는 걸어갈 수 있으니 걸어가는 것으로 낙찰을 보고 준비하여 슬슬 걷기 시작하여 가게에 도착하니 우리동네 1통에 저라잡은 가게였다.  남천동에서 이쪽으로 옮긴 지 얼마 안 되어 사람이 별로 없을 거라더니만 이게 웬 일.  아주 사람이 들끓어 바글바글하는데다 애들은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난리도 아닌 시장통이었고, 자리도 한 자리밖에 없어 어렵사리 들어갔더니 편하게 이야기할 수 없을정도로 주위는 상당히 시끄러운 편이었다.  듣던 것과는 다르다며 툴툴댔더니 이게 조용한 편이라는 소리를 하는 두 연인(아놔).  저녁시간 1인당이 13.000원인데 저녁피크 때 오면 이것보다 배는 시끄러운데다 줄 서서 1시간동안 기다리는 게 기본이고, 점심시간은 1인당 10.000원선이지만 저녁시간보다 더하기 때문에 아주 난리나는 가게란다.
주 메뉴인 쇠고기는 AAru군이 굽고, 나머지 사이드메뉴를 공략하러 나섰는데 의외로 공략할 게 많아 고르는 재미가 쏠쏠한 곳이었다.  대신 저녁이라 그런지 접시류의 리필이 좀 늦다는 게 문제였는데 국수를 먹기 위해 한참 고기를 배불리 먹고 나서야 먹을 수 있을 정도였으니 음식과 접시에 대한 고객의 호응도가 지나치게 높아 리필이 못 따라가는 사태가 종종 발생하는 듯 했다.  게다가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아이들에 지나다니는 사람들 덕에 내게 있어 이곳은 장애물이 넘쳐나 지옥이나 다름없는 곳이었으니…
그렇게 배불리 고기와 사이드메뉴를 먹고 나니 좀 아쉬운 생각이 드는 게 과일종류가 참 적다는 것이었다.  내가 본 게 금귤과 딸기밖에 못 봤는데 그것도 이미 손님들이 많이 가져가 버려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  적어도 후식으로 먹기에 괜찮은 선별이긴 했지만 다른 과일류도 두어종류 더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고기류와 사이드메뉴가 괜찮았기에 이런 건 넘어갈 수 있으니 일단은 패스~


식사를 마치고 나와 본 광경은 주차장까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집도 가까웠고 좀 이른 시간에 들어와 운 좋게 일찌감치 자리를 잡은 덕에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7시쯤에 나오니 이건 뭐 대기의 끝이 안 보인다.  장사 잘 되는가 보다
집으로 돌아와 동생에게 msn으로 이 가게에 대한 이야기를 했더니 펄쩍 뛰더라.  “광우병의 위협이 코 앞으로 다가왔는데 무슨 생각인 거냐!?  쇠고기 먹지 마!”란다.  어차피 이 나라의 유통과정은 비양심의 극에 달하는 멋진 나라인데 그런 거 일일이 따지다간 스트레스로 죽기 딱 알맞는데 그냥 먹고 싶은 거 먹고 뇌에 구멍 뚫려 죽는 게 낫다는 생각에 “신경 꺼”라고 대꾸했다.  게다가 정치적인 생각을 하면 한도 끝도 없이 스트레스 받으니 그냥 신경 끄고 살라고 하는 말도 덧붙여서 해 주니 동생의 미묘한 표정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더라. 
그런 거 신경 쓰면 너만 손해다, 아그야.  해외에 나가있다보니 애국심이 하늘로 뻗치는 모양인데 그래봤자 네게 도움되는 거 하나도 없거든?  그냥 거기서 뿌리 내리고 살 수 있으면 그쪽에 귀화하여 평생 들어오지 않는 게 몸에 좋단다, 현재 이 나라는.  그렇지 않을 거라면 적당히 타협해서 무관심해지는 방법이 자신이 살아가는 길이니 말이다.  뭐, 그렇게 해서인지 이 나라가 이모양 이꼴이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 동생이 들어오면 한 번 데려가고 싶은 가게.  집도 가깝고 맛도 괜찮았으니까

砂沙美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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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뷔페 오렌지카운티에 1개의 응답

  1. AAru 님의 말:

    PC가 별 탈 없이 잘 되시는듯해서 다행이군요..
    일단 저도 광우병에 대해서는 조금 감각이 무딘 듯 합니다..=_=;;
    걸리면 누가 걸려도 걸릴테고
    그때되면 2mb가 뭔가 액션이라도 취하겠죠..
    조류독감이나 만두파장 날때도 잘 먹고 다닌 듯 (. . .)

    • 砂沙美 님의 말:

      음, 일단 파워를 갈고 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히 잘 돌아가더라고. 신기한 놈이야-_-;;
      뭐, 광우병에 대해서는 나 역시 걸리면 걸리는 거고 아니면 운 좋은 거라 생각하고 있는 거지. 아마 우리가 광우병 걸릴 때 쯤이면 아마 2mb는 망명해있지 않을까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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