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선거용이구만, 이거

7급공채, 답안지만 확대해주면 끝나나 – by 에이블뉴스
중앙인사위 “장애인 시험편의 곧 확정” – by 에이블뉴스
공무원시험 나이제한 철폐 추진 – by 서울신문사

한꺼번에 여러 뉴스를 링크시켜보기는 처음인데다 이걸 보니 상당히 삐딱하게 생각하고 싶어지는 건 왜인지 모르겠다. “이 자식들, 선거용이구만”이라는

사실 나 역시도 2번에 걸쳐 부산 지방공무원 시험을 봤었더랬다. 당연하게도 공부는 거의 안 하고 가긴 했지만 솔직히 답안지 마킹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소요해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 시간부족에 시달리다 못해 막판은 ‘찍기’로 일관하는 짓까지 벌였었어야 했었다. 확대경을 쓸 수 있냐고 물어봐도 안 된다는 대답 뿐이어서 더더욱 초조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네이버를 보니 저 시각장애인용 확대시험지나 특수답안지를 써서 합격한다 할지라도 과연 얼마나 일을 할 수 있겠느냐, 는 덧글들이 올라오는데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교정시력이 안 나오는 나도 현재 동사무소에서 아르바이트 잘 하고 있다. 물론 속도는 좀 느리지만 모니터만 가까이에 있으면 웬만한 일처리는 다 한다, 속도는 남들보다 좀 느리긴 하지만 그만큼 남들 점심먹고 놀 시간에 일하면 그만이니 남들에 비해 뒤쳐진다는 생각은 거의 안 든다. 그러나 중증 시각장애인이라면 할 수 없는 일이 딱 하나 있는 게 있더라. 신분증을 들고 오건 오지 않건 상대방의 신원확인을 하는 건 정말 힘들어서 결국 공무원이 신원확인을 하고 신청서 작성요령은 내가 안내 해 주고, 등록증이나 주차표지 수령에서도 역시 공무원이 신원확인을 해 준 후 교부하고 있는 상태다. 그 공무원 아저씨 말로는 “넌 인감이나 등초본 떼는 일은 못해도 서무나 인허가 일을 하면 딱 맞겠다”라고 하는 말이 기억난다. 그 아저씨 역시 한쪽 팔을 쓸 수 없는 장애인이었지만 나와 비슷하게 점심시간, 퇴근시간 아껴가며 남들과 동등하게 일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걸 보면 의사소통이 힘든 중증장애인들도 얼마든지 공직에서 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일이 손에 익으려면 상당량의 시간을 필요로 하고 그만큼은 옆에서 누군가가 조금씩 혹은 전반적으로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되지만 손에 익게 되면 속도는 남들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가 되니 오리혀 민원인들이 놀리곤 하더라
그러나 지금도 늘 이런 불안감은 존재한다. 과연 내가 이 일을 얼마나 남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할 수 있는가. 설령 운 좋게 공무원이 되었다 할지라도 잘 할 수 있을까. 그래도 이 일이 그나마 덜 스트레스 받고 즐거운데다 할 수 있는 일이 생겼다는 것 자체가 좋은 일이라 지금도 즐겁게 놀면서(?) 아르바이트 중이다

공무원 나이제한 철폐.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신 자유주의 영향으로 능력별로 평가하고 그것으로 잣대를 재어 인사나 보수를 결정한다고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고시낭인들을 대거 늘리는 효과를 얻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현재 나도 중증장애라는 이유로 35세까지 9급에 도전할 수 있지만 내년 이후에는 솔직히 도전할 생각이 안 든다.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인데 현재의 경기불황으로 인하여 젊은이들을 비롯하여 많은 곳에서 공무원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 커트라인때문에 별 수 없이 다른 길을 찾아나서야 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현재의 고시낭인(…공무원시험도 고시라고 하느냐는 사람들이 있는 듯 하지만…)들이 수십배는 더 늘지 않을까 한다. 게다가 대선을 목전에 두고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과 노조에서 자신들의 밥그릇 문제와 연공서열로 절대로 저런 건 받아들일 수 없을테니 장기화 되다 유야무야될 건 뻔해 보이고.
이번의 행정도우미 사업이나 저 연령제한 철폐는 순전히 선거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지만 사람을 믿는다는 것이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싫은 일인지, 오히려 사람을 믿지 않고 건성으로 듣는다거나 아예 듣지 않는 게 얼마나 편한 일인지를 점점 더 뼈져리게 느낀다

砂沙美에 대하여

게임은 게임, 현실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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