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리’, 고길동 자식으로 전격 입양 영광(?) – by 조선일보
만화캐릭터에게도 호적이나 시민권이나 주민등록번호가 나온다는 게 옆나라의 이야기인줄만 알았는데 오늘 뉴스를 보니 둘리에게 호적이 주어졌다며 올라온 걸 보게 되었다.
83년인가 84년부터 보게 된 김파마 아저씨(라지만 본명은 김수정씨)의 아기공룡 둘리. 어린 시절에는 둘리네를 못살게 굴며 신경질만 내는 고길동이 너무나 미웠고, 옆집에서 가수의 꿈을 키우는 어리벙벙한 마이콜이 더 좋았었는데 머리가 굵어지고 나니 왜 고길동이 허구헌날 둘리네에게 화를 내야 했으며 그에 따른 스트레스는 얼마나 심했을 것이며, 4인 가족이었다 단박에 8인가족이 되어 그들을 부양하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을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 적도 있었다. 지금은 오히려 둘리네가 더 밉고, 고길동이 너무나 불쌍해 보이며, 마이콜은 신기할 따름이다(가수의 꿈을 키운다고 했지만 실제로 가수로 성공한 적은 없는데도 밥은 안 굶는 거 같다)
저게 아마 9월1일부터 서울 도봉구에서 호적을 뗄 수 있어 보이는데 저동네 단독 호적이니 아마 어디서나 민원이나 G4C에서는 통용되지 않을 것 같아 보여 좀 아쉽긴 하다. 결국 우편으로 요청하던가 혹은 직접 가는 것 밖에 없을 거 같은데…. 그러고보니 부천시에서 몇 년 전에 둘리에게 주민등록증을 만들어줬다고 했는데 서울 도봉구는 본적이고, 부천시가 주소지가 되는 건가? 저 건으로 부천시와 도봉구가 꽤나 신경전이 심했겠다. 적어도 히트를 치면 두고두고 우려먹을 수 있는 관광자원이 되는데 그걸 놓칠 지자체들이 아니니까
어린시절에 가장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는 만화캐릭터들이 이렇게 하나 둘 씩 명맥을 유지하면서 조금씩 그 저변을 넓혀가는 걸 보면 우리나라도 캐릭터나 애니/만화에 대한 희망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걸 실감한다. 그래도 그 희망이 너무나 약해보여 언제 꺼질 지 모르는 힘없는 불씨로 보이는 건 왜인지 모르겠다
덤 : 저거 반 강제적으로 호적에 입적되었으니 고길동씨는 아주 뒷덜미 잡고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지는 거 아닐까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