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 만들지 말라

적을 만들지 않는 법 – YaWaRa님 블로그에서 트랙백


irc에 들어갔더니 동호회의 회원분 중의 한 분이 개인적으로 사건을 하나 만드셔서 그것이 dc와 이글루스 및 관련작품 팬들에게 지탄 및 격려를 받고 있는 중이라는 말을 듣고 올블로그 검색을 넣었더니 즉시 검색이 나오는 상황을 보고 황당하여 쓰는 포스트.  아마 어제 하루종일 irc에서 이 이야기로 의견이 오갔으며 그 중 한 분이신 YaWaRa님의 말이 인상에 남아 그분의 블로그에 갔더니 irc에서 한 말씀이 그대로 포스트에 걸려있어 트랙백을 하며 이 포스트를 작성한다


사건 개요 : 해체신서 관련글 모음 – 조나단님 블로그

아마 이 말은 요즘 인터넷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필수적이 말이 아닐까 하는데…



1. 유명하지 말아야 한다
2. 누구 편에도 서지 말아야 한다
3. 자기 의견을 얘기하지 말아야 한다
4. 논쟁에 대해서는 언제나 침묵해야 한다


1번이 어쩔 수 없다면 2,3,4번은 필수!!  – by YaWaRa님



마이너 블로거인데다 정보획득에 상당히 둔감한 편이라 이런 문제와는 담쌓고 살 수 있을 거라 여겼었다.  그런데 인터넷생활을 하다보니 몇 가지 사건을 접할 수 있었는데 그 사건의 대부분이 시작은 각기 다를지라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투(?)가 벌어지며 결론은 어느 한쪽이 완전히 박살나서 매장되거나 이겨 살아남을 때까지 계속되며 특히 dc유저와 사건 당사자들이 엮이면 전투는 더 화려해진다.  오죽했으면 “막장갤에 올라가면 끝이다”라는 말까지 생겼겠는가


인터넷은 상호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말들을 가끔 듣는데 내 생각은 완전히 다르다.  대화방 형식으로 자신의 생각이 즉각즉각 올라올 수 없는, 페이지를 한 번 로딩하면 다음 응답을 기다리는 순간까지 멈춰있는 인터넷은 단방향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자신의 생각을 한 번 뿌려놓으면 그 뿐, 그 생각을 얼마나 자신이 심사숙고했는지, 정당성이 있는지, 객관적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인간이라는 생물 자체가 방어기질이 상당히 강하기에 제 3자가 아닌 이상 남에게 자신의 의견이나 처한 상황을 기술하는데 있어 자신에게 유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거나 말을 하거나 기록으로 남긴다.  넓은 의미로 “역사서”가 그렇고 현재 내가 사용하고 있는 블로그나 게시판도 마찬가지이며 대화방도 이에 상당히 속할 수도 있다(표현은 즉각적으로 하지만 그것이 객관적이지는 않으니까)
그렇기때문에 많은 인터넷 유저들은 여론만 형성되면 이에 동조하여 우르르 몰려가 뭇매를 가하거나 반대의 입장에서 사수를 하거나 관심은 가지되 침묵하고 있거나 관심을 넘어 또다른 방향으로 일거리를 창조하기도 한다.  뭇매를 맞는 상대방이 맞는지 혹은 여론을 형성한 사람이 맞는지에 대해서는 각자 나름대로 정황을 살피고 데이터를 축적하여 싸움에 가세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각자 나름대로의 이유로 싸움을 방관하며 즐기는 사람이나 어쩔 수 없이 방관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그런데 몇 번 저런 싸움들을 지켜보다보니 한가지 공통점이 있던데 그것은 “인맥”이더라.  인맥이 넓고 두터울수록 싸움에 유리하며 자신이 굳이 나서지 않아도 지인이나 팬 혹은 잦은 교류를 하던 사람들이 알아서 변호해주고 대신 싸워준다.  대체로 본인의 해명이나 공격보다는 제 3자들의 해명이나 공격이 상대방을 도발하여 싸움이 커지는 경우가 잦았기에 저런 식의 사건을 보면 결말이 어떨지에 대해선 대충 짐작이 가므로 정말로 애매한 상황이 아니라면 확실히 여론층이 얇은 쪽이 처절할 정도로 박살날 가능성이 높더라


확실히 이번 사건의 주인공이신 강 모님은 블로그의 포스트나 여기저기서 본 글의 뉘앙스로 보아 프라이드가 강하며 글 자체로는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표현이 상당히 과격하고 남에게 상당히 엄격한 타입으로 보였는데다 이전 이글루스의 이오공감 개편 건으로 적의 숫자가 2006년 월드컵 건과 맞물려 상당히 늘어버렸기 때문에 언제 한 번 제대로 일 치르지 않을까 하고 우려하고 있었는데 결국 그 예상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어떻게 보면 스스로가 헛점을 제공한 셈으로 자업자득이라고 해야 하나…  아마 모르긴 해도 이 일의 결과로는 원작 작가나 출판사도 초범(?)임을 감안하여 별 터치 없이 넘어갈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당연하게도 매장 분위기로 몰아가다 유야무야될 테니 결국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의 뇌리 속에서 잊혀져 덤빈 사람들만 쓸모없는 에너지를 소비한 셈이 되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유명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나도 적이 많으니 언제 당할지 모른다”라는 일종의 불안감이 퍼져 블로그 운영에 상당히 소극적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


리얼월드나 와이어드는 언뜻 보면 상당히 다르게 보이지만 사람이 존재하는 이상, 전혀 다르지 않은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 그 자체인 모습.  단지 그 흐름이 빠르고 탄력적이라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자나깨나 행동조심, 입조심, 남에게 협잡힐 일은 하지 말고 살아가기, 적을 만들지 말기
말로는 참 쉽지만 하루에도 수백, 수천번씩 이성과 감성이 줄다리기를 하는 인간인 이상, 그게 참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니 어렵다.  그렇다고 저런 걸 일일이 신경쓰다가는 위장병에 걸려 고생하기 딱 좋은 주제고.  과연 저렇게 살아가는 게 최선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머릿속이 복잡한 하루

砂沙美에 대하여

게임은 게임, 현실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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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만들지 말라에 1개의 응답

  1. lakie 님의 말:

    이번일 관련해서는 온라인에서 흔하다 못해 넘치는, 편갈라 패싸움이라는 양상도 좀 있었지만, 근본적으로는 사고를 치신 분께서 평소에 남에게 엄하셨던 것에 비해 자신에게 지나치게 관대하신데다 그걸 넘어서 당당하셨던게 문제였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사실 그 분 평소 태도만 아니었어도 우리나라 해적판 찍기놀이 한두번이냐 하고 무시(..하면 안되지만.;)할 수도 있는 건이었거든요.
    뭐 또 장르가 국내에선 마이너긴 마니악으로 치자면 레벨이 좀 높은 곳이긴 했습니다만.바닥이 좁은 동네에서 일어난거라 DC에서의 난장수준까지(……안간거 맞나? -_-;) 가기전에 대충 조용해진듯도 싶습니다.
    그래도 그런것 때문에 무조건 죽어서 얌전히 지내자 라던가 까지 생각하실 필요는 없을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인터넷은 그 연결끈이 참 부실하긴 하지만 쌍방향 통신의 성격이 강하다고 생각하고, 그것때문에 웹생활 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2. 마아사 님의 말:

    사실 이번 사건의 의외로 금방 끝나버린 게 디씨랑 연관이 되어있다고 해도, 디씨만갤이랑 이글루쪽 사람들이랑 시시건건 싸우긴 하지만, 그래도 기본스펙트럼이 비슷하기 때문에 인정할 건 인정하고 어느 선이 존재를 하거든요.(무조건 까고보자는 네이버쪽 찌질이들과는 좀 다른 점) 그리고 디씨유저도 실질적으로 이글루유저가 많기 때문에, 서로의 접점을 쉽게 찾을 수 있던 점. 또 상황자체가 저작권쪽에서 유래가 된 만큼 공통분모적인 요소가 많았던 점도 금방 정리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덕택에 표리부동이란 모습을 함부로 보일 수 없게 자신을 경계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아닌가 싶어요

  3. 돈군 님의 말:

    최근 인터넷은 ‘배출의 공간’이라고도 표현되지요. 공감하고 갑니다.

  4. 砂沙美 님의 말:

    lakie // 이번 사건글을 죽 읽다보니 룬님과 더불어 나우 슬레동 시절의 금발마녀L님까지 등장하신 거 보고 기겁했습니다…;;; 이 바닥이 좁기는 좁군요, 쿠럭.
    같은 동호회의 회원이라 하더라도 전 그분과 안면도, 대화방에서 만난 적도 없다보니 글로만 모든 걸 판단하게 됩니다만 적을 만들기 쉬운 타입이었습니다. 남에게 엄격하고 자신에게 관대한 것은 사람인 이상 당연한 것이었는데다 워낙 자신감과 프라이드가 넘치는 분(카리스마가 넘친다고도 해야 할 듯)이신듯 하니 그런 행동이 당당하게 나올 수 있는 것이겠지요. 제가 저 분 보고 “글렀다”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이전 이글루스의 이오공감사건과 더불어 국내에서는 당당하시면서 2채널에 가서 사과하고 오는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저동네 2채널이 우리네의 dc와 전혀 다를 게 없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곳에서 사과를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싶거든요(또 dc는 엄청 무시하시더군요-_-;;) irc 한정입니다만 동호회원들끼리 한숨을 쉬며 이야기를 합니다만 ‘성격이 저런 걸 어쩌겠느냐’라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인간관계의 연결고리가 오프라인보다 현저히 가느다란 인터넷입니다만 여기도 사람이 사는 곳이니만큼 일단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라 생각하고 싶습니다만 최근 일련의 사건들을 보며 그 부실함에 대해 좀 더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아사 // 이번은 저작권 논쟁을 떠나서 “인간이 표리부동한 모습을 잘못 보이면 저렇게 된다”는 걸 교훈으로 남겨준 사건이라 보입니다. 저도 dc에 가서 댓글이나 글들을 보다보니 의외로 유저들 전부가 세칭 “찌질이”는 아닌 듯 해 보였거든요. 그 중에서도 냉철하게 분석한 사람도 있고 말입니다(대부분은 까는 재미로 쓴 글들이었던 것 같지만) 아마 천조제님은 카도카와와 나가노씨가 묵인하고 넘어간다 하더라도 번역계에서의 입지가 좀 하락할 걸로 보입니다. 그래도 기존에 쌓았던 인맥이 두터웠으니(?) 쉽게 매장당하지는 않을테니 좀 지나면 멀쩡히 사회생활 잘 하실 테지요. 결국 덤비고 갖고 놀던 사람들만 에너지 낭비한 꼴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돈군 //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마 비슷비슷한 건들을 많이 보다보니 그런 공감대가 형성되는 게 아닐까 하네요. 사람이 사는 세상인 이상, 스스로가 조심하지 않으면 칼빵맞는 거야 손쉬운 일이겠지요(의미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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