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동 주민센터의 복지분야의 1년 생활이 어떤지를 쓰고 싶어졌다.
기본적으로 항상 일어나는 일들은
1, 수급자/차상위/긴급생계/기초연금/장애인연금 등의 공공부조 상담과 신청과 선정 후의 서비스 안내
2, 장애인등록신청 및 서비스 안내와 실행
3, 각종 복지 서비스들(보육료 등)의 변경신청 및 서비스 안내
가 주가 되겠다. 물론 희망파트에서는 복지대상자 발굴 및 서비스 연계도 하지만 이쪽은 항상 외근을 밥먹듯이 하는 분야라 직원들 얼굴 보기가 어렵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
- 1월
: 모든 공공부조 서비스의 소득인정액이 변경되는 기준달이다. 이로 인하여 작년엔 신청하지 못했던 사람이 다시 신청하거나 바뀐 제도로 인해 담당자들이 허우적거리는 시기이기도 하다(심지어 지침도 제대로 구성되어있는 않은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이 때는 오가는 사람이 많은 편인데 수급자와 기초연금 때문에라도 노인들이 좀 더 많은 편이다. 게다가 이 시기에 대체로 구정이 껴 있으므로 불우이웃돕기 성품이 오는 시기라 동네가 크면 희망팀에서는 죽어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 2월~5월
: 이 기간을 한꺼번에 묶은 이유는 이 때부터 젊은 사람들의 러쉬가 시작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1월말~2월초까지는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이라는 바우처 서비스의 첫 신청월인데다 2월 한달은 보육료와 유아학비로의 사전 변경신청 시즌이다. 3월~5월에는 초등학생~고등학생을 두고 있는 부모들이 초중고교육비와 교육급여 콤보를 실현하러 찾아온다. 사실 저 초중고교육비와 교육급여는 작년부터 신청시즌을 따로 두고 있지 않는데 학교에서 보통 3월 초에 알림장을 죄다 돌려버리기 때문에 유달리 많은 편이다. 게다가 계절적인 요인으로 이 때 자체 행사가 많은 편이라 직원들이 다 같이 죽어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 6월~8월
: 여름이라고 복지분야는 쉬는 거 없다. 이때는 공공부조서비스의 기본인 수급자쪽의 상반기 확인조사가 일어나고 마무리되는 시기인데다 계절적인 요인(폭염, 자연재해 등)으로 희망팀이 힘들어지는 시기이다. 게다가 요즘은 제도가 수시로 바뀌고 추가되는 게 많아 꼭 중앙정부에서는 이 시기에 집중신청을 받으려 한다. 또한 8월은 2학기를 대비하여 보육료와 유아학비 변경이 많은 시기이기도 하다 - 9월~10월
: 2학기의 시작이므로 다시 초중고교육비와 교육급여 콤보를 실현하러 학부모들이 많이 찾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실 이것보다 더 힘든 건 여름에 벌려놓은 사업들이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마무리지어야 하는 경우가 많은 것과 추석이 있기 때문에 대량의 성품들이 내려오면 분배를 맡아서 해야 하는 희망분야 직원들이다. 게다가 이 분야 직원들은 서서히 실적압박과 평가압박에 시달리는 시기이기도 하다(대체로 평가가 11월에 있음) - 11월~12월
: 평가와 연말이 뒤섞여 사무실이 카오스가 되는 광경을 볼 수 있다. 민원파트는 민원파트대로, 희망팀은 희망팀대로 다들 지쳐 나가떨어지고 싶은 표정이 역력한 시기이기도 하다. 특별하게 신청이 몰리는 건 없지만 연말성품도 있고 수급자 확인조사도 같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고성이 오가는 때도 있다. 내 경우는 항상 이맘때즈음하여 재계약의 불안함을 느끼는 시기지만 어차피 알고 시작한 일이었기에 불만을 재기하기도 어려운 시기이기도 하다
근 10여년을 옆에서 봐 오면서 대체로 이런 느낌으로 사무실은 돌아가지만 정부의 정책기조에 따라 일의 양은 늘어나거나 줄어들거나 하는 등, 달라지곤 한다(가장 큰 변수는 선거. 선거에 즈음하여 정책변화가 심함)
현 정부는 사회안전망을 좀 더 보편적인 방향으로 구축하여 운영하고 싶어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 경우는 처음 신청할 때의 비용과 자원이 많이 들지만 결국 관리궤도에 올라가면 비용이 오히려 덜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보편복지의 단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 방향을 선택한 건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