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967화를 보고

그것이 알고 싶다


얼마 전에 세칭 "세모녀법"이라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통과되었다고 저런 기획을 해서 방송했나 보던데 다시보기를 보고 기분이 무진장 나빠져서 글을 안 쓸 수가 없어 타자를 두드려 본다.  시청자 게시판에 들어가서 하고 싶은 소리는 차마 못 하겠고, 젠장

1, 처음 사례의 차상위의료 대상자 가족은 참 안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주위에서도 흔히 보는 일이고 차상위릐료가 말이 좋아 의료급여 2종 + 건강보험료 공단이 대납, 이지.  실제로 비보험약을 쓰고 싶은 수급자는 이게 별 효과가 없단다.  차상위의료는 딱 보험고시기준만 지켜줄 뿐이니까.

2, 두번째의 아줌마는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살면서 엔틱가구를 늘어놓고 휴대폰 요금이 1인당 5만원이 넘는단다.  보통 휴대폰 요금을 일정금액 이하에서 잡으면 35%정도 감면 되고 남은 건 기기값인데 해마다 휴대폰 바꾸나?  아니면 높은 요금제를 쓰나?  보통 자기 수입을 생각해서 휴대폰 사용하지 않나?  약들을 비보험되는 걸로 먹나?  그리고 군대 가면 국가에서 먹여주고 재워주는데 아들의 의료급여를 살려놓은 걸로도 감사해야 하는 거 아닌가?  주위에서 흔하게 보는 징징 짜는 스타일 + 현실 인식 불가능 스타일인 듯 했다.  그동네 담당자도 참 머리 아프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  나중에 다른 글들을 보며 알게 되었는데 세탁기는 드럼세탁기에 세제는 퍼실 쓰고, 스카이라이프 보고 있더라는 걸 보고 기가 차더만.  우리동네 노인 수급자들보다 훨씬 더 잘 사네.  하긴 지금은 이사갔지만 타동 영구임대아파트에 주소만 올려놓고 우리동네 5대 럭셔리 아파트 중 한 곳에 친척집이랍시며 사는 수급자도 있더라만

3, 진심으로 빡친 게 3번째 할머니.  돌침대에서 주무시는 거 같은데다 자식과 인터뷰한 것도 비슷한 벽지인 듯 해서 같은 공간이거나 혹은 비슷한 곳에서 인터뷰하지 않았을까 한다.  그런데 부양기피 사유서를 담당자가 강제로 쓰게 했단다.  말이 되냐, 저게?  가족관계 단절은 자기가 수급자가 되기 위해 쓰는 거잖아.  난 가족과 일체 왕래도 안 하고 어렵게 살고 있으니 도와주세요, 라는 의미인데 결국 그것도 자기 선택이었잖아.  그렇게 한 선택으로 수급자 되었으면 그걸로 만족해야 하는 거 아닌가?  담당자가 그 강요를 왜 해, 
이거 쓰면 얼마나 담당자가 피곤한지 알려준다.  일단 이 서류를 쓰면 지자체마다 다르지만 상급기관에서 부양의무자들에게 서류를 우편으로 보낸다.  "대상자가 니들과 관계가 없다는데 진짜냐?"라고 물어보면 각각의 반응이 다르겠지?  그 반응에 따라 금융정보제공동의서를 다시 받거나 부양기피 사유서를 받는다.  이걸로 끝난 게 아니고 이걸 모은 상급기관 담당자는 부양거부 기피사유서를 해당 지자체의 수급자 심의위원회에 올린다.  근데 이 심의위원들이 공무원들만 있는 게 아니고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구성되어 있으므로 사회통념에 맞아야 부양거부, 기피를 받아준다.  실제로 아들이 검사이고 할머니가 아들이 유년시절에 가출해서 가족관계 단절 상태였는데 심의회에 올렸더니 처음엔 퇴짜맞았었다.  이유?  "아들이 검사잖아!  공무원이잖아!! 부양해!"라고.  두번째 신청 때 아들이 글빨+서류빨로 부양기피 사유서를 빽빽하고 일목묘연하게 작성해서 제출하니 부양기피 사유가 인정되어 수급자가 된 사례가 있었다.
이런 케이스들은 보통 부모자식간이 헤어진 기간이 문제가 아니라 부양의무자들이 보호받아야 할 때(미성년)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했다거나, 지속적인 폭력, 방임 등, 사회통념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사유가 될 때 가족관계 단절이 인정되기에 수급자가 되기도 힘들거니와 그만큼 재원과 인력과 시간이 많이 소모된다.  게다가 꾸준히 관리가 되어지기 때문에 본인들도 힘들고 담당자도 힘들어서 웬만하면 금융정보제공동의서를 받아오는 걸 권한다.  결국 그 담당자는 선택권을 준 거지, 강요한 건 아니란 거다.  물론 표현으로 "이거라도 안 써 오면 수급자 신청 못 해요"라고 했을 수는 있겠지.  결국 이것도 선택권을 준 거니 상대방을 원망하면 안 되지
하긴 그렇게 가족관계 단절을 주장해놓고도 뒤에서 호박씨 까듯 연락 잘만 하고, 심지어 같이 사는 사람들을 하도 많이 봐서 이젠 포기를 했으면 했지 의심도 안 들더라.  

어째 캐스팅을 해도 복지사들도 환장하는 이런 희한한 케이스들만 캐스팅하여 인터뷰했는지 모르겠는데 이러면 국민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는 생각은 안 해 봤는가, 제작진?  제작진의 지인들 중에 복지관이나 주민센터 사회복지사가 없었나?  제작해놓고 검토 안 해 봤는가?
차라리 조건부 수급자들 중에 자활사업에 참여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캐스팅하여 그들이 겪는 수급자로서의 어려움과 부양의무제도를 섞어 방송하면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으면 적어도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砂沙美에 대하여

게임은 게임, 현실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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