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근로나…절망근로나….

경향신문


희망근로인지 절망근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도 난 공공근로 모집에 피를 토하고 있다.
올해 봄, 법이 개정되어 이제는 나이로 인하여 취업에 차별을 둘 수 없게 되어 3차 공공근로부터 나이제한을 폐지하는 바람에 노인들이 대거 공공근로 신청에 뛰어든 것.


공공근로와 희망근로에 차이점이 있다면


– 공공근로
: 근무기간 3개월
: 일당제.  만근할 경우 약 70~80만원정도 받을 수 있음
: 현재로서는 모두 현금지급


– 희망근로
: 근무기간 6개월
: 일당제.  공공근로와 거의 동일한 임금수준
: 임금의 30~50%는 희망근로 상품권으로 지급


이정도다.  일의 난이도는 사업장마다 다르지만 희망근로쪽이 좀 더 힘들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에 새로 생긴 제도인데다 준비기간이 무진장 짧았으므로 반 강제적으로 사업장을 만들다보니 주로 힘쓰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인들의 신청이 많은데 심하게는 80 넘은 노인들도 찾아오더라.  정말로 주 5일 8시간 근무를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노인일자리 쯤으로 생각하고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걸 알 수 있었는데 이로 인하여 머리를 쥐어 뜯는 건 구청과 동 담당자들, 그리고 신청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다.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가 거의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공공근로든 희망근로든 대부분 힘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을 필요로 하는데다 모르긴 해도 사고율도 좀 있는 편인데 오는 사람들은 65세가 넘은 노인들이다.  50대가 오면 감사하다.  40대?  많이 감사하다.  30대? 20대?  오면 쌍수 들고 환영한다.  그런데 오는 사람들은 65세 이상자들이 대부분이다.  정정한 노인들도 많지만 대부분은 관절에 문제가 많은 사람들이라 일을 오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은 “할 수 있다”이다.  이러니 신청을 거부할 수도 없어서 올려주긴 하지만 이들이 선정될 지 되지 않을지에 대해서는 안 봐도 “전망이 어둡다”로 생각할 수 있다.  또한 희망근로에 예산을 몰빵하는 바람에 정작 분기별로 행해야 하는 공공근로의 예산이 확 줄어들어 공공근로쪽은 이전보다 사람을 뽑기 힘들어졌다(예산 짜면서 집행하고 명령하는 쉐키는 대체 무슨 정신머리냐?  추경예산 빨리 쓰라고?  그 결과가 이거냐, 쉐키들아!?).  희망근로에서 탈락했거나 혹은 대기자로 밀려났거나 늦게 소식을 접한 노인들이 우르르 몰려온다.  젊은 사람이 신청하는 걸 구경해 본 적이 거의 없다.
차라리 올해 초부터 계획을 세워서 반은 노인일자리로 구성하고, 반은 청장년층이 들어갈 수 있는 일자리를 구분하여 사업장을 만들도록 계획을 짜고 내려보냈으면 이런 일이 덜햇을 것을, 이건 뭐 두리뭉실하게 “사업장의 난이도는 지자체가 알아서 하세요, 감사”로 때우면 다냐?  차라리 이럴 거라면 노인일자리를 분기별로 정례화 하라고!!  노인일자리는 겨울엔 안 한다면서 모집은 1년에 딱 한 번만 하는 센스는 대체 뭐냐?


아, 그리고 희망근로상품권을 받아주는 가맹점 말인데 우리동네에서 신청을 받곤 있지만 신청하러 오는 업주를 열 손가락 꼽을 정도로 봤다.  그 전에 이미 신청을 다 받았는지 모르겠는데 실제로 저렇게 신청율이 저조하면 과연 상품권을 쓸 곳이 있기는 할까?  그것도 3개월 기간제한이라 기간이 지나면 쓰레기가 되는데?  별 수 없이 깡을 할 것 같고 환전업자들만 좋아하겠구만


아직 1개월이 지나지 않았으니 뭐라고 단언할 수는 없겠으나 저 사업은 아마도 반도 성공하지 못할 것 같다.  재수 없으면 관공서에 소속되어있는 비정규직의 임금 중 일정 %를 상품권으로 바꿔 지급할 위험성만 보여주는 셈이 되었으니 난 이쪽을 더 두려워해야겠구만

砂沙美에 대하여

게임은 게임, 현실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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