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b의 저주

사실 어제 담당자가 선거대체휴무여서 출근하지 않았고, 스스로 담당자의 우편함을 열어(…) 오늘이 근무날인 걸로 생각하고 출근했었다.  그러나 오늘 출근해서 담당자와 이야기하다보니 “혹 통합우편을 봤느냐”라고 물어보기에 “그건 안 봤는데요”라고 했더니 이 아저씨 뭔가 번뜩였다는 표정으로 통합우편을 보면서 하는 말


“너 안 나와도 되었는데 괜히 나왔구나”


라신다.  원래 지침에는 공무원과 동일한 근로조건이었기때문에 오늘은 원래 쉬는 날이 아니지만 수영구청은 노동자의 입장을 강하게 인식한다는 명분으로 오늘 행정도우미들에게 휴무를 결정했다나?  그럼 아예 지침에 “각 지자체의 입장에 따라 노동절의 휴무를 결정할 수 있다”고 명시를 해 놓던가…(ㅅㅂ)


뭐, 여기까진 좋았는데 오늘이 5월의 첫날이다보니 구청에서는 정기조례를 한다며 방송을 틀어대는데 보통 30분까지만 하던 방송이 계속 흘러나오는 게 아닌가.  구청장이 뭐 그렇게 할 말이 많겠냐고 은근히 툴툴대고 있는데 어째 구청장의 목소리와는 좀 다른 걸 느꼈다.  우리 구청장의 목소리는 굵고 낮은 톤인데다 목소리가 커서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데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어딘가 목이 쉰 듯하면서도 알아들을 수 없는 어조로 계속 말을 하고 있기에 “저거 대체 누구야?”라는 생각도 잠시.  꽤나 유명한 목소리임을 깨닫게 되었다
현재 국내의 최고 권력자이며 최강의 욕을 한꺼번에 듣고 사는 사람.  나 역시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이미 최고권력자의 자리에 앉았으니 어쩔 수 없다는 심정으로 기억 속에서 지워버린 사람.  현직 대통령이었던 것
문제는 구청의 조례 방송이 끝나고 난 이후에 흘러나오는 대통령 담화문인지 연설인지는 몰라도 이 방송 이후부터 새울행정시스템의 노령연금시스템이 반쯤 다운되어 정보를 입력해도 인식도 못 하고 저장도 못 하는 황당한 사태를 맞이한 것이다.  5월 9일까지 노령연금 신청을 받기에 오늘도 꾸준히 어르신들이 오시는데 어르신들을 앉혀놓고 안 되는 pc 프로그램 붙들고 머리를 쥐어 뜯어야 하는 사태가 생긴 것이었다.  그래도 대략적으로 조회정보를 볼 수 있어 그걸로 상담을 때우고 저장은 나중에 몰아서 하려 했는데 그 사이에도 시스템의 불안정이 계속되어 아마 현재 담당자도 꽤나 골치가 아플 것 같다
그 이후에도 민원인이 꾸준히 오는 바람에 널널해질 때까지 퇴근도 못하다 10시 30분쯤에서야 간신 히 퇴근할 수 있었다는 뒷 이야기가 있지만 그건 개인사정이고…


아놔, 이건 2mb의 저주야.  왜 하필 이런 날에 연설을 해 가지고 사람 환장하게 만드느냐고

砂沙美에 대하여

게임은 게임, 현실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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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b의 저주에 1개의 응답

  1. thewill 님의 말:

    “너 안 나와도 되었는데 괜히 나왔구나”

    지방공무원 1만명 감축 운운 하는 뉴스가 나오는지라
    정리해고 대상이 왜 나왔냐는 식의 이야기로 진행되는줄
    알고 섬뜩한 소리 들으셨나 했습니다…

    • 砂沙美 님의 말:

      전 정직원이 아니라 아르바이트이다보니 언제 짤려도 모를 인생입니다, 후하하하(일단 기간은 정해져 있지만)
      그 1만명 가량 감축 소식에는 좀 회의적인 게 일단 자를 수 있는 인원은 기능직과 계약직을 다 자르고 나면 정규직을 자를텐데 이들도 정년이 코앞인 사람들을 우선으로 칠 예정으로 보이기에 그저그렇게 흘러갈 듯 합니다. 일단 많이 잘리면야 저야 보는 눈이 즐거울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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