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끼(…)가 충만한 하루

오늘은 아침부터 눈이 펑펑 오기에 “날씨가 미쳤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사실 부산은 4~5년에 한 번씩 큰 눈이 오지만 요즘은 그 기간이 오락가락하는 통에, 게다가 계절을 무시한 봄철 대설이 주류이므로 저렇게 “날씨가 미쳤다”라는 표현을 개인적으로 사용하곤 한다.


그런데 오늘은 날씨와 더불어 내 똘끼(…)도 충만한 날이었으니….  똘끼가 충만한 날은 돌발행동을 잘 하는 편이라 그렇다, 음화화화.  이게 자랑은 아니지만


낮 2시쯤인가?  웬 한 무리의 사람들이 동사무소로 들어왔다.  동장님 손님이겠거니하고 마침 심심하던 차에 웹으로 DC를 관람(…)하는 대담함을 선보이고 있었는데 좀 이상하다?  한 사람을 선두로 사람들이 줄줄이 다니는데 선두에 선 사람이 사람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하는 게 아닌가?  동장님 손님이 요즘 뭐 단체장에 출마하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어디선가 많이 본 인상이더라.  그것도 작년 겨울 대선 즈음에 내가 즐겨보는 Ytn에 허구헌날 이상한 논조로 현 대통령을 열심히 대변해주던 여성과 남성 중의 남성측 사람과 많이 닮았었다.  그러고보니 당시 대변인이 우리구 국회의원이었던가 그랬지, 아마


그랬다.  박형준씨가 이 동네에 나타난 것이었던 거다(…둔하지…).  내게 있어서나 시민에게 있어 유명인인 셈이지만 연예인도 아니고 초 비호감인 사람이 떡하니 나타나 웃으며 악수를 청하는데 거절할 수는 없어 악수는 받아줬지만 여기서 내 똘끼(…)가 발동하여 상대방에게 이런 말을 한 것이다


“(웃으며)썩 좋은 기분은 아니네요”


장내 분위기는 일순간 싸악 황량해지고 우리 동장님 엄청 당황하신 목소리로 “니 또 왜 그러는데?  기분이 안 좋은 이유가 뭔데?”라며 당연하게도 물어보신다.  지금 와서 생각하는 거지만 당사자 앞에서 언론에 나왔던 모습들을 좔좔 옯어대며 꼬집고 싶었으나 당시 나 역시도 별 생각 없이 솔직한 감정을 털어놓은 것에 불과했으므로


“언론에서 하도 안 좋은 모습을 많이 봐서 기분이 안 좋습니다”


라는 대답만을 했었다.  게다가 명함도 하나 받았었는데 이건 뭐 사람이 읽으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글자가 심하게 작아 읽을 수 없어 갖고 있을 의미도, 가치도 없으니 내다 버려야 했는데 역시 시각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제로라 할 수 있는 한나라당이라


사실 국회에서 날라차기를 하든 불꽃을 날리든 공중콤보를 돌든 그건 그들의 욕망대로 행동하는 거니 별 신경이 안 쓰이는데 그 결과로 인하여 돌아오는 것들이 모두 칼날이 되어 서민들에게 고통만을 안겨주니 좋은 인상일 리가 있나.  게다가 그 아저씨는 국회의원 8년만에 내가 처음 본 지역구 국회의원이니 그만큼 시민과 만나는 일이 드물고 멀다는 말이 된다.  또한 저 사람이 당선되면 아마도 강력하게 대운하를 파겠다고 달려들 것 같아 겁난다.  그게 박형준씨와 악수하며 썩 좋은 기분이 들지 않았던 이유라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아, 그렇게 되면 난 현 실세를 건드린 인간이 되는 거구만.  요즘 시대가 60년대로 돌아가는 거 같던데 아마 안기부로 끌려가 죽을지도 모르겠다,  농담인지 진담인지는 아마 5년쯤 지나봐야 알 듯


덤 1 : 어차피 그 아저씨 A형이 아닌 이상은 곧 잊어버린다는 데 100표 건다
덤 2 : 그런데 대체 뭐하러 왔던 걸까?  그리고 악수하며 돌리는 명함은 또 뭐고?  이거 사전 선거운동 아닌가?

砂沙美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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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끼(…)가 충만한 하루에 1개의 응답

  1. 뉴니 님의 말:

    언니 좀 짱인 듯 -_-b

    • 砂沙美 님의 말:

      그…그런가요…? 워낙 돌발행동이 심해서 주위에 민폐만 끼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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