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게임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어제는 드래곤 퀘스트에 대해 이야기했으니 오늘은 마저 오래된 게임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파이널 판타지에 대해 써 보고자 한다.  실제로 플레이했던 시리즈는 5~10까지.  11은 온라인이라 할 수가 없었고 12는 도저히 취향에 안 맞아 때려치워버려 패스(그래픽은 눈물나게 좋았는데 말이지…)


– 6편
: 가장 먼저 한 시리즈작품 되겠다.  당시는 6편이 sfc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다 그 끝물을 보일 때 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름다운 음악, 멋진 스토리, 개성 만점의 캐릭터들.  별달리 흠 잡을 구석이 없었던 작품이었다.  길이가 좀 긴 걸 제외하고는.  오페라 연출에 미칠듯이 열광하고, 세리스의 그 오페라 대사를 기억할 수 없어(당시는 일본어도 제대로 안 되던 시절이라) 일일이 종이에 그려가며 했던 기억이 난다.  가장 잘 키우고 좋아했던 캐릭터는 역시 흠치기와 강탈이 주업인 록과 그의 연인 세리스.  이들만 있었으면 세상 부러울 게 없었다.  록이 파티의 재산을 늘려주고 세리스가 그 재산을 운용(?)하는 방식으로 돌아다녔었는데 막판에 흉내쟁이 고고를 얻은 이후 그녀의 존재가치가 좀 줄어들어 미안했던 기억이 난다.  파티원 중에서 가장 다루기 어려웠던 캐릭터는 무투가 매슈로서 특기인 커맨드를 입력하는 게 지금 생각해도 힘들어서 파워는 좋았지만 쓰기 꺼림칙한 캐릭터로 남았다.  몬스터로는 울토로스가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  그런데 리메이크 되고 공개된 CG영상으로 본 케프카는 정말로 충격적이어서 애뮬로 돌렸을 때 아주 자근자근 밟아줬던 작품(리메이크는 안 했음)


– 5편
: 직업시스템으로 한동안 붙잡고 있었던 작품이다.  스토리도 좋았고 캐릭터 역시 개성 만점이라 누구 하나 버릴 캐릭터가 없었으나 결국 파티의 최연장 어르신이 중반부에 비명횡사하는 바람에 상당히 허탈했던 기억이 난다(…내 시간을 돌려줘..!!)  대신 들어온 손녀가 마음에 들어 곧 그 생각은 사라지긴 했지만.  최종보스를 클리어하기 직전에 만난 오메가였나, 신룡이 너무 강해서 그넘을 못 잡아 포기하고 팩을 팔아치웠는데 이 작품은 독특한 직업시스템도 장점으로 꼽히지만 길가메쉬의 “엑스칼리파”사건으로 더 기억에 남아있다.  내게 있어 5편은 길가메쉬를 빼면 이야기가 안 되는 작품.  리메이크도 나왔으나 사정상 플레이하지 않았었다.  한 번 잡으면 6편보다 더 오래 시간을 잡아먹는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 7편
: 악몽의 시작.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넘어오면서 2차원에서 3차원으로 넘어온 초기작이 되었는데 발매 당시 9만원인가 십 몇만원 주고 샀던 기억이 난다.  아직도 cd가 집에 있지만 1장에 심각한 스크레치가 남아있어 현재 다시 플레이할 수는 없는 작품이 되었는데 3D인 덕에 그래픽은 좋아졌지만 시력이 썩 좋지 못한 나는 거의 설설 기다시피하며 동생이 플레이하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었다.  캐릭터 중에서는 아비를 닮아 정신적으로 완전히 맛이 간 세피로스를 아주 좋아했으며 처음 클리어를 했을 때는 아무 것도 몰랐기에 세피로스를 잡는데 2시간 가까이 걸렸었는데 나중에 동생친구에게서 얻은 해쵸코보 세이브로 소환수 원탁의 기사를 얻고 몇 년 후에 다시 도전하니 졸리더라, 허무하기도 했고.  현재 팬을 제법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꾸준히 관련작들이 나오는데 정작 리메이크 소식은 없다.  할 것도 많고 진득하게 놀 수 있는 구조를 가진 작품


– 8편
: 정션시스템과 8등신 캐릭터로 내게 기억된 작품.  적과의 전투방식이 사가 시리즈와 같이 적들도 성장하는 시스템이라 주 특기인 “레벨 노가다”가 불가능한데다 여기저기서 등장하는 카드게임때문에 손을 놓은 작품이다.  아마 동생이 끝까지 플레이한 것 같은데….


– 9편
: 8등신과 정션시스템이 무진장 욕을 먹었는지 9편에는 6편과 같은 구조가 되어 돌아왔다.  판타지 세계, 3등신 캐릭터, 자유로운 레벨 노가다.  그래도 8편의 카드게임은 남아 있었는데 반 강제(아이템을 얻기 위해 필수적으로 해야 할 게 아니었음)가 아니라 그나마 나았었다.  가넷과 지탄보다 프레이야를 더 좋아해서 프레이야만 죽어라 키웠던 기억도 있는데 역시 용기사는 좋더라.  뚱보쵸코보가 사는 섬을 찾기 위해 비공정으로 몇날 며칠을 바다 위에서 헤메기도 했고, 아이템을 얻으려고 땅만 죽어라 파 본 적도 있으며, 라이벌(을 빙자한 형님)인 쿠쟈를 밟기 위해 피를 토할 듯한 레벨 노가다로 통쾌하게 보내줬던 기억은 나지만 최종보스가 누구였는지 기억에 안 남아 있다.  지탄의 창조주는 최종보스 전에 없애버렸던 거 같은데…  역시 쿠쟈가 최종보스였나…-_-;;


– 10편
: 아름다운 영상으로 돌아온 플레이스테이션 2의 기둥이 되는 작품이다.  사실 이 게임을 정말로 좋아해서 오랫동안 붙들고 있기도 했는데 유감이었던 점이 있다면 이 작품은 필드라는 개념이 없어 주어진대로만의 진행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  그래도 흘러가는 스토리와 작품 최초로 목소리가 입혀진 거라 몰입감이 더 높아져 한동안 불태웠던 기억이 오래 남아있는 작품이다.  최종무기를 얻기 위해 동생과 둘이서 노가다 하다 결국 무기 다 얻고 둘 다 패드 집어던지며 “내가 이걸 다시 하면 인간이 아니다”를 외쳤고 몬스터 훈련장을 채우기 위해 하던 노가다가 결국 스피어반을 다 돌다 못해 흘러넘쳐 스피어반의 일부를 지워가며 다시 만들기도 했으며 시모아 타도를 위해 혼자 열을 내다보니 노가다가 심해져 결국 시모아는 공격도 한 번 못 해보고 티더/유우나의 소환수/아론에게 넉다운 당하기를 4여 차례.  막판에는 알아서 놀라고 시간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반격으로 그의 생을 마감하는 허무함을 맛봐야 했고 최종보스인 젝트는 한 턴 만에 클리어되는 황당함도 경험해야 했다.  하다 보니 최종보스가 정말로 쉬웠던 작품.  후속작인 10-2도 정말로 즐겁게 했는데 결국은 “유우나가 티터에게 보내는 영상편지”의 스케일이 상당히 커진 작품이었었다.  그래도 드레스 시스템은 황당하면서도 재미있었던 시스템이었다(잡시스템과 비슷하다고 해야하나?)


날이 갈수록 그래픽은 좋아지고 플레이는 힘들어지는 게 이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사를 추구하는 것때문에 오히려 게임에의 진행감이 힘들어진다고나 할까.  그래도 드래곤퀘스트와 마찬가지로 참 추억이 많은 시리즈 중의 하나다
그러고보니 다음에는 어떤 시리즈가 있을까…크로노 시리즈가 있나…?

砂沙美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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