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선거 가내수공업 – 공보물

대망의 공보물 작업시즌이 돌아왔다.  현재 봉투에 들어갈 수 있는 허용량은 7명분, 우연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딱 7명의 공보물이 도착하여 결국 오늘과 내일 작업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이런 포스트를 쓰는 것이나 사진을 올리는 것이 선거법 위반이라고 하지만 어째 요즘들어 이런 선거법을 지키기가 싫어진다.


하나 둘 씩 사라진 사람들.  알고봤더니 3층에 모여 공보물을 넣는 작업을 하고 있더란다.  내 경우는 오늘따라 담당자가 자리를 많이 비웠고 민원도 제법 왔었기에 오래 가 있지는 못했는데 한쪽은 줄곧 서서 책자를 모으고 한쪽은 그걸 받아 봉투에 넣고 봉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더라.  물론 직원, 알바생, 공익이 붙어도 손이 달렸다고 생각했는지 자활사업에 투입되어 일하시는 분까지 모여 일했으나 그 양은 끔찍할정도로 많았다.  하긴 8800매니 오죽하겠는가마는.
그래도 올라가서 일하다보니 처음에는 여러가지 생각도 나고 공보물을 유심히 보며 후보들의 면면을 검토해보려 했으나 하다보니 아무 생각이 없어지며 “이 좋이는 좋은 종이, 저 종이는 나쁜 종이.  종이로 후보를 판단하겠다”라는 망상까지 들 정도로 그 어떠한 생각도 나지 않더라.  보이는대로 집어들고 묶어 다음 사람에게 건네주는 것 뿐.
테이블을 두 라인으로 나눠서 했는데 한쪽엔 책자를 모아주고 한쪽은 묶어 나르고 한쪽은 통별로 나누는 작업을 하느라 꽤나 분주했는데 여기저기서 “X번이 없다!”, “물량이 딸린다, 미네랄을 좀 더 줘!”, “우리는 무슨 scv냐”, “나는 질럿”, “너는 드라군”, “사무장님은 커맨드센터”(하다보니 완전 스타크레프트 분위기)등등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한 소리가 나오더라.  아마 서로가 지쳐 헛소리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렇게 옆에서 개그를 떨어주는 공익덕에 실실 웃으면서 하게 된 것 같아 그다지 나쁘지는 않았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물량을 보니 암담한 건 여전하더라


적어도 반 정도를 하고 휴식시간에 나오는 쇼킹하면서 허무한 뉴스.  심대평씨가 이회창씨와 통합했다는 것.
…공보물도 단장짜리라 집기 힘들었건만 이제는 뭐?  통합해서 후보 사퇴!?   그럼 작업한 사람들은 뭐가 되는 거냐!?  하려면 좀 일찍 해서 사람 일손 좀 덜어주던가!!(캬아아악~)  선관위, 이거 후보사퇴했다고 봉투 다시 째고 다시 작업하라는 거 아니지!?  그랬다간 트럭 째로 선관위로 돌진해버리겠다!  아니, 선관위 직원들 다 데려와서 지들보고 봉투 째고 사퇴한 후보 빼고 다시 봉합하라고 시킬거야!!(크릉크릉)


정치인들의 상황에 따라 오늘도 이리저리 처절하며 부산하게 돌아가는 동사무소.  선거기간 동안에는 좀 조용하게 살 수 없냐…?

砂沙美에 대하여

게임은 게임, 현실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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