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봉투 사이즈가 안 맞잖아! 어쩔껴!?

사용자 삽입 이미지선거철이 되었으니 당연하게도 동사무소는 바쁘다.  물론 내게 있어 이건 처음 맞이하는 관공서에서의 대선이고 운이 좋은지 나쁜지 현재 동사무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보니 이런 일을 겪게 되는데 원래는 공익 2명, 자활사업참여 1명으로 선관위에서 내려온 봉투에 주소레이블 붙이는 작업을 하게 되었다.  현재 우리동네의 선거 세대주는 8800명, 적어도 한 집에 투표권을 가진 성인이 2명이 있다고 가정해도 2를 곱해야 하니 숫자는 꽤 많은 셈이다.  그래서 일단 3명이서 1인당 약 3천장씩 붙이기로 하고 덤볐는데 이게 쉬울 리가 없다.  상당한 단순노동인데다 공익 1명은 늘 땡땡이치기 마련이라 2명이서 4천장씩 맡아서 하려다 도저히 안 되겠는지 우리(나, 노령연금도우미, 출산휴가대타)에게 도움을 청했다
일단 점심을 먹고 도와주기로 하고 어느 정도 1층이 정리가 되어 올라가 봤더니 가내 수공업 공장의 현장 그대로더라.  말없이 레이블을 떼어 붙이고 있는 애들을 보니 옛날 부산에서 행한 만화애니행사 중의 하나였던 piad가 떠오르는 게 그 땐 나이도 어려 오래비들이 전날까지 부스나 운영파트의 상품을 포장하는데 그냥은 못 간다며 앉혀놓고 한쪽은 죽어라 비닐포장을 씌우고, 한쪽은 그 스티커를 뜯으면서, 한쪽은 스티커를 접착면에 붙이는 완벽한 가내수공업 체제를 이룬 적이 있었기에 실실 웃고 있는데 애들이 그냥 보낼 리 없지 않겠는가.  손이 하나라도 더 들어오면 일거리가 줄어드는데.


붙잡혀 붙이고 있다보니 봉투에 대해 관심이 좀 가는데 봉투를 보니 제법 튼튼하고 이쁘게 만들어져 있기는 했는데 앞에 씌여있는 문구가 “1차는 책자형 홍보물, 2차는 선거인단 안내문과 낱장의 홍보물이 들어갑니다”라고 씌여있는 게 아닌가. 
…선관위 이 자식들이 장난하냐?  아무리 봐도 이 봉투 사이즈는 5~6명의 책자가 들어가면 배가 빵빵해지는데 12명이 다 들어가겠냐?  다 들어가지도 않을 뿐더러 억지로 집어넣으면 넣다가 배가 터지던가 배송중에 배가 다 터지겠다.  디자인만 예쁘면 뭐하냐.  실용성이 완전히 제로가 되어버렸는데.  선관위 바보
게다가 이런 건 왜 니들이 안 하고 동사무소에서 해야하냐?  니들은 뭐 하느라 그렇게 바쁜 거냐?  봉투사이즈가 안 맞으니 머리는 굴려야겠고, 세대주 1인당 봉투 2개 하라고 하면 일거리를 두 배로 늘리는 거고 이미 기탁금 5억 내 놓은 후보들이 얌전히 물러나지는 않을 것 같으니 봉투를 새로 만들어 내려보내는 수 밖에 없을 거 같은데 봉투작업 니들이 해서 니들이 일괄적으로 보내라, 실컷 동사무소에 레이블 작업 다 해 놨더니 “봉투 사이즈가 안 맞아염.  레이블지 다시 다 떼고 다른 봉투 붙이삼” 이따위 소리 하면 민원 제기해버릴테다(솔직히 지금이라도 민원 제기하는 게 나아 보인다)


실컷 며칠동안 6명 괴롭혀놓고 한다는 소리가 “사이즈 안 맞다, 우짜지” 이런 생각이 들 정도라면 이거 심각한 문제 아닌가.  예산은 예산대로 무식하게 써 버렸을 테고(이게 각 자치구 선관위에서 내려온 게 아니고 중앙에서 내려온 것) 다시 만들자니 시간은 별로 없어 보이겠고 일거리는 두 배로 늘리는 한이 있더라도 맞춰야 할 거 같고.


선관위, 일을 뭐 이따위로 하는 거냐?  일선에서 작업하는 사람 생각은 털끝만큼도 안 하지?  니들 그렇게 황당한 법으로 삭제권고하고 고발하며 줄 서며 돌아다닐 시간에 저런 거 안 나오게끔 머리 좀 굴려보지 그러냐?


저 사진과 이야기를 동호회원들에게 해 주니 어떤 분이 하는 말이 명언이라 첨가해 본다



yuttz_ugu : 실제는 시스프리인데 용량은 졸업이군요



…푸핫…


덤 : 저거 계속 붙이고 있자니 스티커의 본드로 몽롱해진다.  이거 향정신성의약품법 위반 사례 아닌가, 자동으로 본드 마시고 있는 꼴이니…;;;

砂沙美에 대하여

게임은 게임, 현실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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