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공학기기박람회 관람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틀간 정말 빡세게 돌아다녔다.  어제는 직업학교 시절의 선생님을 만나러 갔다가 학교시절의 다른 선생님들도 만나게 되어 서서 이야기하다 차를 주차한 호텔에 가니 선수숙소라고 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한 학교시절의 아는 언니와 만나 또 수다떨다 밤 10시에 집에 들어오는 만행(?)을 저질렀고


오늘은 오전 9시부터 벡스코에 들어앉아 대회 참가하는 정현언니와 수다떨다 언니 들여보내고 보조공학 박람회를 가 보게 되었다.  역시 혼자 돌아다니는 건 할 짓이 못 되긴 하지만 이 박람회 자체가 홍보가 덜 되었는지 사람이 적은데다 오는 사람도 한정되어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의 박람회였다.  개인적으로는 촛점이 잘 맞는 확대경을 사고 싶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괜찮은 업체를 하나 찾아냈다는 게 수확이긴 했지만 그래도 가장 많은 부류를 차지하는 장애유형은 지체와 시각이더라.
휠체어와 리프트관련 업체가 많았고 그 다음으로 점자와 저시력장애인을 위한 점/묵자 도구, 스크린리더기같은 게 많고 그 외에는 고용촉진공단이나 교육기관같은 곳도 상당히 많았다.  심지어 내년이면 다른대학과 통합될 재활복지대에서도 부스를 마련하고 있었다


학교가 센터로 이름이 바뀌어 생소한 느낌이었지만 제빵과 선생님이 열심히 센터 부스에서 커피 볶는 거 보고 얼굴 들이밀었더니 내 얼굴을 기억하고 계신 걸 보고 놀랐고 돌아다니다 누가 부르니 이전에 전자과에 계셨던 선생님이 웬일이냐며 어는 체를 하며, 앉아 쉬고 있으니 또다른 선생님이 손을 휘저으며 아는 체를 하고 지나가며, 점심시간에 슬쩍 기능대회장으로 들어가니 의무실쪽에서 양호선생님이 반겨주시더라.  이야, 이거 학교의 선생님들이 많이 기억해주니 고마운데 3년이 지날만큼 기억날 정도로 내가 별나게 굴었다는 느낌이 들어 좀 뻘쭘했었다.  좀 조용히 살 걸 그랬나…;;;


그렇게 한참 돌아다니다 점심시간이 되어 선수인 언니를 점심먹으러 나오라고 몇 번이나 전화를 했더니 “pc 뻗었다.  지금 못 나간다”라는 문자가 왔기에 그냥 맥도날드에서 소원하던 햄버거 으적으적 씹으면서 음악듣고 있다 1시쯤에 슬그머니 대회장에 갔더니 그제서야 나오는 걸 봤었는데 몇 년전부터 전국대회에 참여해도 운이 따라주지 않는지 기계트러블이 잦았던 언니인지라 걱정을 했었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로 기계운이 따라주지 않아 고생한 걸 보니 좀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어제 저녁에 가서 본 거지만 부스를 정비한다고 선생님들은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바빴고 도구도 제대로 공수되지 않아 밤늦게까지 도구 빌리러 다니느라 뛰어다닌 선생님들을 본 나로서는 주최측을 원망할 수도 없고 기계운이 없어 점심시간이 반이나 줄어버린 언니를 보고 있으면 감정이 복잡하다(어제 pc수리 부팅점검도 나와 선생님이 할 정도였으니 말 다 했지)


결국은 한 번 만나봐야했던 제명 오래비는 끝까지 못 만나긴 했지만 아는 사람이 많은 걸 보면 이 바닥이 좁다는 걸 느낀다.  그러고보니 어제 명보 아저씨도 지나가는 걸 봤었다.  요즘 테니스 치고 있다며 시커멓게 변해있는 걸 봤는데 말이다.  체육선생님은 이번에 광안리에서 레프팅 1등 하신 댓가인지 더 시커멓게 변하셔서 한순간 못 알아볼 뻔 하기도 했고.  전자과 선생님은 염색을 포기하셨는지 흰 머리로 나타나셔서 사람 기겁하게 만들었으며 실무과 선생님은 체육선생님과 함께 금요일에는 배낭 메고 돌아다니셔서 가출분위기를 연출하시더니 오늘은 의무실에서 지쳤다는 듯 앉아계신 걸 볼 수 있었고, 남편따라 분당으로 올라갔던 건축과 여선생님은 여전한 모습으로 “어!?”라며 날 깜짝 놀라게 했었다.  그 외의 선생님들은 정말로 변한 모습 없이 여전한 모습으로 지내고 있는 걸 봤지만 수료하기 전에 느꼈던 여유로움은 많이 사라진 듯 보였는데 물어보니 내가 수료한 이후 업무나 수업이 상당히 빡빡하고 까다로워져서 마음의 여유가 많이 없어졌다고 한다.  요즘에는 1년에 한 번 사진찍기도 힘들다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체험한 하루.  덕분에 몸이 피곤하지만 이런 기회가 아니면 좀처럼 내게 맞는 보조기구를 찾기 어렵기에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아직까지 장애인 보조공학은 가야할 길이 더 멀어보이긴 하는데 센터의 테스터가 부족한 건지 몰라도 스크린리더가의 경우는 장시간 보고 있으면 아무리 리더기의 목을 최대로 내려도 약간은 올려다봐야 하는지라(프로젝터 출력방식인지 렌즈와 용지의 거리가 좀 멀다) 장기간 보고 있으면 목이 좀 뻐근함을 느끼며 스크린리더기의 경우는 어디까지나 억양이 없는 음성들의 조합이므로 단어나 문장에 대한 억양이 제법 어색해 듣고 있으면 실실 웃게 된다.  실제로 이걸 가지고 매드무비를 만들어 한동안 웃게 한 영상도 있었지만


피곤하지만 즐거웠던 하루.  언제 다시 이런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덤 : 사진은 부산직업개발능력센터 부스의 바리스타 소개를 위해 비치한 커피메이커.  수료한 지 3년만에 저런 도구들이 제빵과에 있단 말이지…?

砂沙美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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