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하는 작품 하나 – 미소녀전사 세일러문

근 10년은 아니더라도 꽤 오래전의 일인 것 같다, 세일러문이 일본에서 한창 방영하던 때(R을 기준으로 이미 스틸샷 스토리북이 발매되어 읽고 있었던 게 고2였던가 고3이었었지…)가 있었고 국내에서도 상당한 열풍을 몰고 왔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 경우는 일본판보다 국내판을 더 오래 본 케이스인데 국내 애니메이션 수정기술이 아마 이 작품을 기점으로 제법 많이 발전했고 ‘그남자그여자의 사정’이라는 작품으로 최고조에 달했던 것이라고


요즘 들어 신작보다는 구작들이 더 많이 기억에 떠올라 관련 블로그를 찾아본다거나 인터넷을 뒤지는 일이 많은데 이번의 타겟은 세일러문이 되었었으니, 사실 만화책은 일본판으로도 갖고 있었지만 그 만화책도 이젠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겠고 애니와 만화가 결말이 조금씩 달라 헷갈려 하던 부분이 있었으며 애니에서 나오지 않던 설정이라거나 이야기를 만화책에서 알 수 있었던 기억이 난다.  아, 그러고보니 원작자는 유유백서 작가와 결혼했었지.  워낙 부인이 벌어놓은 게 많아서 남편이 그렇게 요즘 장기휴간으로도 버틸 수 있는 건가, 하는 생각도 잠깐 든다


국내판은 수정되고, 잘리고, 성우 더빙이 상당한 중복이라는 게 단점이긴 했지만 일본에 비해 성우의 연기력은 더 좋았던 것 같다.  사실 본 일본판이래봐야 옛날에 봤던 누군가 녹화해 준 녹화본이라거나 인터넷 스트리밍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간간히 잘려 올라온 일부 부분이 전부지만 특히 S의 교수 성우였던 구자형씨는 정말 최강이었지 않았을까 한다.  S의 일본판 성우는 약간 굵고 낮은 톤이긴 하지만 “정말로 미쳤다”는 느낌이 안 들어서 밍숭맹숭하지만 구자형씨의 경우는 “정말로 미쳤다”는 느낌이 확 와닿았기에 더더욱 기억에 남아있는 것 같다.  그러고보니 R의 데이먼드 왕자 성우도 구자형씨였던가…일본판은 이미 고인이 된 시오자와씨였던 것 같은데 요즘 이런 걸 구할 수 있으면 더 이상 들을 수 없는 목소리들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아무래도 추억이 더 많아서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전형적인 소녀히어로물(?)이라 패턴이 아주 뻔히 보이고 스토리도 어째 보면 난감할 때도 있지만 10대소녀들의 코드를 정확히 꿰고 있는 포인트가 많았기에 그렇게 많은 방영횟수를 자랑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가끔 보면 “드래곤볼이냐..”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만.  덤으로 여기저기에 시대의 흐름을 조금씩 느끼게 하는 게 있다보니 더더욱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는 게 아닐까.


가끔 신작을 잘 보곤 하지만 왜 그런지 10여년 전의 작품들만큼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는 작품 수가 정말로 손에 꼽을 정도가 되어버렸다.  그만큼 내가 이 취미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게 된 것인지 아니면 작품들이 기억에 남지 않을 정도로 임펙트를 주지 못 한 것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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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하는 작품 하나 – 미소녀전사 세일러문에 1개의 응답

  1. haessal 님의 말:

    KBS판 닭살문(…)S의 교수양반은 역시 최강이었지요.(음-)
    그러고보니, 제가 몸담고 있는 아이팝의 모 동호회에 닭살문 전시리즈가 슬금슬금 올라오고 있더군요.

    • 砂沙美 님의 말:

      뭐, 마음만 먹는다면 못 찾을 것도 없습니다만 그 무지막지한 200화라는 스케일의 압박으로 인하여 한 번 손대면 끝까지 가야 한다는 거 때문에 쉽게 손을 못 대고 있기도 하지요. 게다가 극장판도 시리즈마다 하나씩 있으니 최소 5개정도는 있다는 말이 되고요. 기억하건데 SS가 국내에서는 상당히 짧았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이게 이시다씨의 파워풀한(…)연기로 인하여 아예 싸그리 날아간 것 같습니다(여자가 듣고 있어도 닭살과 오한을 동반하게 만드는 그 목소리…쿠럭) 변신장면에서의 덧칠과 삭제는 애교였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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