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엄마들의 열혈 교육열

공공기관에서 일하고 있다보면 아줌마들, 특히 젊은 엄마들의 투철하다 못해 질릴 교육열을 살짝 엿볼 수 있는데 오늘은 그 중에서 두 가지 버젼을 소개하고자 한다


Part 1 도서관
수영구 도서관에는 “어린이실”이라고 따로 아동도서/유아도서를 구비한 공간이 있어 주 이용자는 어린이/유아지만 보호자들이 필수적으로 따라오기 때문에 어른들도 만만치 않게 많은 편이다
보통 도서관 홈페이지는 이용자들이 구매의뢰나 추천을 하는 공간이 있는데


1, 홈쇼핑 등지에서 질 단위로 파는 비싼 책을 봤다(다수의 아기 엄마들이).  혹은 홈쇼핑이나 인터넷에서 작정하고 광고를 엄청 해 대는 걸 자주 봤다
2, 도서구매희망 게시판에 연이어 광고를 본 도서 이름을 거명하며 “이 도서를 사 주세요!”라며 민원/청원을 올린다
3, 도서관의 예산 상에서 이 도서가 구매가능하여 구매한 뒤, 공지사항이나 비치도서리스트에 “xx도서 비치완료”라는 글이 뜬다(그 사이에 아르바이트나 공공근로나 직원이나 시리즈 입력하고 도난방지 테이프 붙이고 등번호 붙이고 진열하는 등의 작업도 포함한다)
4, 글을 본 아줌마들이 친구들을 이끌고 시리즈를 빌려간다.  때로는 친구와 작정하고 교환하는 방식을 쓰는 사람도 있다
5, 인터넷 카페 등지에 “xx도서관에 홈쇼핑에서 광고하던 xx도서가 있더라”라는 정보가 뜬다
6, 부산 전 지역에서 문의가 쇄도한다.  심지어 먼 지역에서 실제로 오는 사람도 제법 있다.  그러나 서가는 언제나 텅~ 비어있다.  제대로 순환되기 시작하는 건 1~3개월이 지나 열혈 아줌마들이 좀 빠진 뒤에나 가능하다


Part 2 동사무소
요즘 아동바우처 사업이라 하여 취학전 아동에게 행하는 아동인지능력향상(책읽어주기 – 웅진씽크빅과 아이북이 사업자)서비스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아동비만교실이 있다.  사실 아동비만교실은 그다지 인기가 없는 편인데 취학 전 아동에게 하는 서비스가 인기(?)만점이다


1, 대체로 웅진이나 아이북에서 엄마들에게 광고를 때리거나 혹은 인터넷, 뉴스를 보고 찾아온다.  당연하게도 7월 초, 당장은 사업이 널리 퍼지지 않았던 때라 모두 어안이 벙벙해 있던 상태
2, 사회담당자가 설명을 좀 해 주면 그제서야 직원들에게 퍼진다.  그래도 뭔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아줌마들은 꾸역꾸역 몰려든다
3, 신청한 아줌마들, 휴대폰으로 친구들에게 광고한다.  친구들도 관심을 가진다
4, 전화받은 친구들은 미리 서류 다 들고 동사무소 찾아온다.  혹은 인터넷 카페등지에 정보를 올린다
5, 아직 사업 초기단계라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으나 일단 8월 사업분은 종료되고 요즘 신청을 받으면 9월 사업으로 넘어간다.  그래도 가끔 온다(…귀신같다, 대체 어디서 보고 오는 거냐)


이 사업의 경우는 대체로 사업자인 웅진 씽크빅이나 아이북에서 광고를 하여 그걸 듣거나 보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좀 웃기는 건 사업자는 둘인데 그 중 하나인 웅진이 자신들만 사업이 선택되어 진행한다는 양 광고를 해 대는 것 같다는 느낌이 팍팍 든다는 거다


이런 걸 보면 엄마들의 정보력은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것이고, 그 경쟁심리가 상당히 무서울 정도라는 것.  또한 아이들이 좀 불쌍하다는 느낌도 들더라.  물론 싸고 양질의 교육을 시키고 싶은 거야 부모마음이라지만 요즘 그런 게 너무 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건 혼자만의 생각일까

砂沙美에 대하여

게임은 게임, 현실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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