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추억이랄 것까지는 없고….

해변의 추억을 보내주세요!

해변의 추억? 집 앞이 광안리 바닷가이다보니 딱히 “해변의 추억”이라고 할 만한 게 없다. 심심하면 운동삼아 나가는 곳이 광안리이고 친척들 오면 밤에 광안리 해변가를 쏘다니는 게 연례행사이며 여름이 되면 해변가의 짠 냄새가 집까지 올라오는 덕에 꽤나 찜찜한 경험을 한 것도 아마 올해로 29여년정도 되는 것 같다. 태풍이 불면 꽤 시원해지지만

어린 시절에는 자주 해수욕 삼아서 돌아다닌 적도 있었는데 그 때의 에피소드라면 역시 “얼마나 모래를 파야 바닷물을 볼 수 있을까?”였었다. 동생과 이종사촌과 합세하여 열심히 땅을 팠지만 도구도 없이 맨손으로, 그것도 도로와 가장 인접한 곳에서 땅을 팠으니 바닷물이 나올 리 만무했다. 결국 낮부터 시작하여 저녁까지 도전했지만 포기하고 돌아왔던 기억이 나는데 아마 지금 파면 아주 쉽게 모래를 팔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도로로 인한 콘크리트로 자연적인 침식작용을 더이상 하지 못하게 된 해안가의 모래는 점점 쓸려내려가 사라지고 있고 해변면적은 밤이 되면 극도로 적어지므로 의외로 쉽게 모래 속에서 바닷물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전에 해가 지던지 뜨겠지만

좀 자라서 태풍 불기 직전의 어느 날 덥다고 어머니와 함께 바닷가로 산책을 나섰는데 태풍 직전이라 마른 번개는 번쩍거리며 하늘을 빛내지 파도는 높지, 여행 온 사람들은 태풍으로 인한 피해예상으로 발을 동동 구르지, 해안가는 밀려 올라온 쓰레기로 엉망진창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뒤는 그야말로 화려하게 태풍이 올라오는 바람에 꽤나 난리를 쳤지만 그 해는 무사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전에 셀마가 왔을 때는 아주 난리도 아니었었지만(해안가의 횟집들이 파도의 습격을 참 많이 받았었음) 그 땐 거의 기억에도 없었는데다 직접 경험한 게 아니었으니까

작년의 일이었다. 아르바이트 하던 곳이 구청이어서 그 주에 국제영화제가 있다고 하여 그 주의 환경정비는 광안리 바닷가를 정비하는 것으로 결정이 되어 동원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각 실과에서 2~3명씩 참가하여 하는 환경정비에는 처음 참가했던지라 가 봤더니 쓰레기는 이미 수거차로 대부분 실어 간 상태였고 차량이 수거하지 못한 것들을 사람의 손으로 하는 모양이었는데 쓰레기도 쓰레기지만 해도해도 끝이 없는데다 길이도 길어서 질려버려 돌만 주워서 마대를 잔뜩 채웠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하다보니 느끼는 게 모래사장에 무식하게 큰 돌들이 참 많더라는 것. 게다가 풍화나 마모된 둥근 돌들이 아닌 금방 어디선가 가져 온 뾰족한 돌들이 꽤 많은 걸 보고 “모래사장에 웬 바윗덩어리?”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었다. 여름만 되면 해수욕장 개장을 위해 거액을 들여 모래를 사 온다지만 요즘의 광안리는 광안대교가 생긴 이래 해수욕을 오는 사람보다 광안대교를 타거나 구경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늘었는데다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10여년 전에 비해 꽤 많이 줄었으니 이 해수욕장, 과연 잘 운영되고 있는 걸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 참고로 튜브나 수영복같은 걸 대여하는 것은 반은 공무원이고 반은 용역을 받은 업자라고 한다. 해수욕장이 개장하는 날부터 끝나는 날까지 매 과마다 1명씩 차출되어 근무하는 걸 본 기억이 난다

자라서는 직접적으로 해안가에 간다거나 바닷물 속에 들어간 기억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아무래도 근처에 사는 넘이 더 하다고 올해도 찌는 듯한 더위에 시달리면서 광안리를 돌아다닐지도 모르겠지만 과연 물 속에 들어갈 일이 있으려나 모르겠다

砂沙美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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