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의 애니메이션 건담 seed

블로그를 뒤져보다 내가 2004년부터 블로깅을 한 것을 깨닫고 근래에 봤거나 기억에 남는 작품들을 한 번 생각해보기로 했었는데 포스트들 사이에 가장 말이 많았고 글이 길었던 것이 건담시드 데스티니였더라.  그것도 당시에 무슨 원한(?)이 있었는데 씨앗 종자네 어쩌네 하면서 이상한 별명까지 붙여가며 썼었던데…  이 작품에 관한 포스트를 보니 당시에 상당히 열광적으로 본 것 같은데 내용은 정작 많이 기억나지 않는다.  아, 그러고보니 이 작품, 세간에서 욕을 무진장 많이 먹은 걸로도 유명하지.  화상의 절반이 회상씬으로 때워졌다거나 메카닉 감독이 각본가에게 “제발 일 좀 해!”라며 머리 쥐어뜯었다는 소문도 들었고, 스토리가 맛이 많이 갔다거나 주인공이 요즘 말로 찌질(제멋대로?)하다거나 등등등  그래서 전작을 기억해 보게 되었는데 의외로 전작인 건담 seed는 저렇게 욕을 많이 먹진 않은 것 같다.  그런 이유로 오늘은 건담seed에 대한 추억담이 되겠다


사실 시나리오는 건담seed 데스티니보단 덜하지만 이것도 참으로 날림 스토리였었던 것 같다.  국내 케이블방송에서 한국어판으로 하는 걸 봤었는데 성우기용도 괜찮았고, 메카닉과 캐릭터는 상당히 봐 줄만 했지만 죽 보면서 느끼는 것이 “어째 좀…;;;”이라는 생각이 더 들었었다.  그게 아마 스토리였던  듯 한데 적어도 30화까지는 꽤나 납득이 갈 만한 스토리였었으나 그 이후부터 슬슬 날림의 티가 나기 시작하더니 40화인가 45화부터는 아주 막나가는 압축진행이 마구마구 펼쳐지는 게 아닌가.  개연성없이 캐릭터가 죽어난다거나 한동안 안 나오던 캐릭터가 180도 성격이 바뀌어 나온다거나 라이벌인 캐릭터가 주인공의 한 마디에 냅다 진영을 갈아타 버린다거나, 궤변을 줄줄 늘어놓는 최종보스의 대의명분 및 그가 말하고자 하는 요점이 너무나 황당하다거나…  꼬집자면 이루 말 할 수 없이 헛점이 많아보이는 이야기였었다.  아마 그래서 중반부터 이야기는 포기하고 캐릭터빨로 본 듯한 기억이 난다
주인공 키라의 경우는 그 동안 겪었던 전장이나 친우였던 톨의 죽음과 아스란의 친구였던 니콜의 죽음, 그리고 아스란과의 쌈박질에서 지칠대로 지쳤는지 혹은 뭔가를 얻어 완전 해탈(ms전이 수행이냐)한 거야 그렇다 치고 가장 납득이 되지 않았던 것이 라크스 클라인이었었다.  출연한 것도 상당히 드문 편에 속하지만 초반부와 중반부에는 고위층 자제이면서 그 의무와 책임을 숙지하고 있는 약간은 철없고 맹한 아가씨로 비춰지다 키라가 플랜트로 옮겨오면서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더니 결국 종교 하나 만들어 교주가 될 정도의 자질을 보유한 인물이 되어버리더라.  게다가 후반부 그 특유의 말빨로 희대의 괴수 둘(키라 & 아스란)을 양 손에 쥐락펴락하며 우주 정세를 뒤흔드는 루키가 되는 걸 보니 “이게 뭐야!?”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었다.  시리즈를 볼 당시는 악녀라고 꽤나 욕을 해 댔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오히려 프레이 알스터쪽이 현실성있게 그려진 걸 보면 확실히 라크스쪽은 사기라는 생각이 든다.  진정한 악녀는 라크스 클라인일지도…;;;  키라와 카가리 남매설도 그렇지만 아마 이 시리즈 중에서 가장 고생을 많이 한 주연급 캐릭터는 아스란이 아닐까 한다.  철딱서니없고 우유부단한 키라 & 카가리 남매의 뒤치닥거리며 그들이 끼친 피해를 쫓아다니며 손봐줘야 하며 늘 중간에 끼인 입장이라 이리저리 치이는 건 기본이고, 친구따라 강남가기를 엄청 좋아하는지 해탈한 친구 따라 훌쩍 노선을 갈아타야 하지를 않나 해탈한 친구와는 달리 아직 수행이 모자랐는지 인간적인 고민을 상당히 많이 하는 캐릭터로 비쳐진다.  소문으로는 각본가가 이 캐릭터를 엄청 총애하여 이야기를 망칠 정도였다던데 그것까진 잘 모르겠고.
메카닉의 경우는 이런 작품을 보면서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인지 어떤 부분이 전작의 어떤 부분을 베꼈는지, 어떤 부분이 이상한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막판의 프리덤과 저스티스는 심각한 에디트 기체인 것 같아서 늘 볼 때마다 “저, 저 캐사기!”라며 봤던 기억이 난다.  기체가 사기급인데다 파일럿이 괴물이니 먼치킨이 따로 없다고 해야 할까


여하간 난 이 작품을 메카닉이나 이야기를 주안점으로 보지 않고 캐릭터성만으로 본 것 같다.  지난 작품이었던 건담W에서도 이와 상당히 유사하게 꽤나 노골적이었었는데 이건 좀 심하다고 해야 했을까


지나고나면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들이 혼재되어 뭐가 어떤지에 대해서는 쉽게 말할 수 없지만 최근의 건담 시리즈라고 일컬어지는 저 seed 시리즈를 보면 그다지 인상에 많이 남는 작품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다음에 여유가 있으면 데스티니 포스트들을 읽어보고 한 번 정리해 보고 싶다

砂沙美에 대하여

게임은 게임, 현실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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