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노기 – 일본 루에리 서버 음악회 생중계 감상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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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저녁에 지인이 아프리카 방송 중에 바다건너 동네의 루에리 서버 음악회 생중계 방송이 있다고 권해주기에 슬쩍 들어가 봤습니다.  사진은 BJ가 카메라시점을 돌려가며 방송하는 컷들 중 일부를 스샷으로 찍어 두 장 겹쳐놓은 겁니다


옆 동네의 마비노기는 그렇게 비싼 성우를 쓰고, 3D 모델링으로 파워풀하게 광고를 때려도 아직까지도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저 음악회 이후 페카하급방송에서의 서버상태를 잠깐 보여줬는데 새벽 1시쯤 되니 전 채널에서 혼잡상태가 사라져 있더군요, 1채널도 평온한 분위기였기에 좀 놀랐습니다.  마비노기는 우리나라에서 비디오게이머들을 타깃으로 하는 면이 적잖이 있어 온라인 게임에 거의 손대지 않던 비디오 게이머들이나 여성층, 라이트 유저층이 많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옆동네는 비디오 게임이 강세를 보이니 라그온처럼 어느정도 먹힐 줄 알았는데 뭐랄까, 약간 과장을 섞어 말하자면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잘못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함께 들더군요.  한쪽 주위에서 듣기로는 “일본 마비노기?  망했어.  사람이 없어”라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딱 꼬집어서 “망했다”라는 느낌은 안 들었으니 말입니다


루에리 서버 2채널 던바튼 악사들 중 한 사람의 음악회로서 테마가 파이널 판타지와 크로노 트리거 음악을 중심으로 한다고 들었는데 크로노 트리거 음악은 못 들었으나 FF의 음악들은 질리게 나오더군요.  아예 FF 6의 오페라를 그대로 재현하는 모습도 봤습니다.  FF 6을 한 유저라면 알겠지만 세리스 파티가 오페라 극장에서 오페라 가수의 대타로 나서 세리스의 노래와 함께 어우러지는 오페라를 보고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작품입니다.  뭐, 세리스가 대사를 잘못 하면 “어라?”하면서 쫓겨나 다시 시작해야 했었던 건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으로서 지나칠 수 없는 시련이기도 했지요.  기억하기로는 아마 보스가 변종문어 울토로스였을 겁니다(그 시키가 조명 떨군다고 별 짓을 다 한 게 기억에 남아있으니…)  대체로 세리스의 노래가 더 유명하기 때문에 그것만 연주하거나 듣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아예 그 오페라 자체를 재현하더군요.  무도회가 있다거나, 왕자 혼자 독백을 한다거나, 집단 전투가 있다거나 등등등.  그래도 변종문어는 위에서 날아오지는 않더군요.  위가 트여있으니


보면서 저쪽 동네 사람들은 참 느긋하게 판타지 라이프를 즐기는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접속상태의 24시간 무료라는 게 가장 큰 메리트이긴 해도 성격적으로 옛날에 비해 많이 느긋해지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BJ에게 물어보니 보통 던바튼 유니콘 동상에서 연속적으로 악기연주하면 “렉 걸리게 뭐하는 짓이냐!?”며 항의를 받기도 한다는 것과 이런 행사가 없으면 이멘마하는 유령도시라는 것, 유저들끼리 뭔가 이벤트를 벌이면 댓가가 없어도 그에 따라 사람들이 호응을 많이 해 준다는 것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덤으로 루에리 서버의 축포 가격은 10개당 7000~8000정도라는 것도(타앙~).  함께 들어 온 시청자 중의 한 분이 류트인가 만둘린 분이셨는데 그 분의 말은 “어떤 길드에서 무언가 행사를 했을 때 상품이 500만골드였던가?”라는 뉘앙스의 말을 들었을 때 언뜻 우리나라는 댓가가 없으면 호응해주지 않는 건가? 라는 섣부른 아쉬움도 들더군요


판타지 라이프는 제작사에서 마련해주는 거대한 플레이 타입 중의 하나입니다.  물론 현재는 “판타지 라이프”보다는 “리니지 라이프”같은 느낌이 많이 들지만 진짜로 판타지 라이프를 즐기고 싶으면 저렇게 여유적적하게 즐기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 보입니다.  그것이 비록 2시간 체험시간이라 할지라도 그 시간동안 할 수 있는 일들을 느긋하게 해 보는 것도 좋겠지요. 
참고로 저 동네에는 접속유지는 24시간 무료가 맞지만, 판타지 라이프의 캐릭터 카드 할인이 없으므로 캐릭터 카드는 생짜로 구입해야 한다고 합니다.  물론 유료결제를 하지 않으면 메인스트림이고 변신이고 가방이고 나오 맛사지고,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접속만 24시간이 가능할 뿐이지요.  또한 펫 가격이 생각보다 센 편에 속한다고도 하더군요.  사실 물가체감지수는 해당 국가에서 살지 않고서는 느끼기 어렵기에 여기서 보면 싸지만, 저쪽에서 보면 세게 느껴지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엑스트라에 대해 물어보고 싶었는데 그건 미처 물어보지 못했군요.  가방 딱 하나로 살라는 것 같던데, 저 동네는


가끔은 라마쥬의 고향에서 저런 이벤트가 있었으면 좋겠다, 는 생각을 해 봅니다.  라마쥬가 돌아다니면서 본 이멘 마하 행사라고는 결혼식이 고작이었던지라 저런 걸 보면 참 많이 아쉽습니다.  그리고 효율과 스킬에서 좀 벗어나 저렇게 악기를 뜯으며 사람들과 수다도 떨어보고, 모닥불에 둘러앉아 사과/고기/열매도 먹어보며 수다 떠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옛날을 그리워하는 것은 그만큼 시간이 흘러 플레이 타입이나 사람들이 변했기에 전투와 스킬로 일관하는 풍조가 만연해서가 아닐까, 라는 억지같은 생각도 해 봅니다.  제작사의 발판도 한 몫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발판 위에서 플레이하는 유저들 스스로의 분위기가 더 중요한 게 아닐까 합니다


덤 : 한국에서 일본 클라이언트로 접속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BJ 자신도 일본 거주자는 아닌 것 같고) 우리말로 하면 “얼음 땡”상태가 많아 던젼 돌기가 앗쌀하다고 하더군요.  계정 얻는 법이나 접속하는 법이야 인터넷 여기저기에 있으니 실험할 가치는 있겠으나 굳이 외국 서버에까지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 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으로듸 동경심 같은 게 사람마다 있기에 언뜻 보면 저런 게 꽤 부러워보이지만 결국 유저들 스스로가 하겠다고만 마음 먹으면 여기서도 합주고, 오페라 재현이고, 연극이고, 술래잡기고 못할 것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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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게임, 현실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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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노기 – 일본 루에리 서버 음악회 생중계 감상 소감에 1개의 응답

  1. 두리뭉 님의 말:

    저도 예전이 그리워요.
    일본은 아직 저러고 노는군요.

    • 砂沙美 님의 말:

      전 2005년부터 시작해서 오픈베타 시절에는 사람들이 어떤 생활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소문만 듣고 있는 편입니다만, 제작사에서 하는 삽질보다 유저들의 분위기가 더 현재의 솔플노기를 만들어낸 게 아닌가 합니다. 물론 강해지면 당연히 솔플노기가 가능한 능력이야 되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놀면서 경쟁의식이 투철하다못해 흘러넘치고 효율을 따지는 나라도 드물지 않을까 하네요. 어쩌면 게임이라는 장르를 여가선용의 목적이 아닌 또다른 직업으로서 보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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