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만의 대학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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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6년간 너무 놀았던 듯 하여 학점은행제를 이용하여 타전공 학위를 따 볼까 하는 생각에 4월부터 추진하던 학점은행제 수업 등록을 위해 13년만에 졸업했던 대학교를 찾았다

10여년 전과는 달리 나무가 많이 자라 캠퍼스다운 느낌이 살아 있었고
집에서 출발하는 버스도 학교 위까지 올라오는 편리한 교통에
당시는 지하철 공사로 인해 2시간 넘게 걸리던 시간도 1시간 20여분정도 걸리다보니 편하게 버스에서 잘 여유도 없어질 것 같았다
그런데 학교 건물은 여전하더라.  하긴 건물을 함부로 부수고 지을 순 없겠지.  게다가 이 학교 건물들은 내가 입학 할 때부터 둥글게 짓기로 유명했으니까

너무 일찍 올라온 나머지 일단 행정실에 들러 학점은행제에 대해 설명을 들었었는데 약간의 계획수정을 해야 할 판이었는데….

–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라면 일단 12과목을 들어야 함.  그런데 이번 여름 계절학기에는 토요일 수업이 없고 야간수업밖에 없음Orz
– 학위까지 생각한다면 어찌되었든 48학점은 다 채워야 함.  자격증 루트를 타면 내가 들었던 2과목은 인정받을 수 있지만 학위 루트를 타면 일어일문에서 이수한 과목들이라 2과목의 수업은 못 듣고 다른 2과목을 더 들어서 48학점을 채워야 함
– 진흥원쪽의 학위가 아닌 학교총장 명의의 학위를 따려면 48학점 몽땅 학교에서 들어야 함.  봄과 가을은 주말수업이 있으나 계절학기는 야간수업밖에 없고 이 수업도 내 형편에 따라 수업이 구성된다는 보장이 없음
– 실습은 현재 내가 일에 매여있는 입장이라 일단 모든 수업을 다 듣고 이것만 남겨서 나중에 다시 계획을 세워야 함.

행정실 쪽에서는 법이 언제 바뀔 지 모르므로 최소 1년 루트를 빡세게 돌려서 자격증부터 따 둘 것을 권하던데 법은 법이고 내 현실은 현실이라 일단 사무실과 조율을 해 봐야겠다고 하고 원서는 써 놓고 나왔는데…

일단 상담은 끝내고 교수님과 만날 시간이 아직 안 되었는데 문자가 와서 올라가 보니 나 때문에 교수님이 1시간 휴강처리를 하셨단다.  후배들은 좋았겠군(…)
13년만의 교수님 방은…  
어두워졌다!!!  예전엔 햇빛이 많이 들어왔는데 책으로 그 빛이 다 가려졌어!!!  냉장고와 전자렌지도 보여!!  내가 학교다니던 시절엔 이런 게 없었다고!!  천정은 어린이날에 다는 작은 코이노보리와 미니등도 있어!!
교수님 말씀으론 내가 졸업 후 그 해에 과로로 쓰러져 몇 달간 서울의 병원신세를 지셨단다.  운동 안 하시냐고 물어보니 숨쉬기운동을 하신다고(…)
13년 전이나 지금이나 유머러스한 점은 여전하시더라.  재미있는 점은 예나 지금이나 교수님의 달라진 점이 거의 안 보인다는 것.  교수님 말씀으론 살이 많이 찌셨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는데???  유일하게 달라졌다고 여기는 점은 시력이 많이 안 좋아지셨는지 책을 아주 가까이 보시더라.  이런 건 세월을 이길 수 없었나 보다

그렇게 13여년간의 이야기를 하며 점심식사 후 교수님 차를 타고 학교를 한바퀴 돌 수 있었는데 많은 학과와 건물들이 생긴 걸 볼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공학관과 의생명관이었는데 공학관 건물이 참 재미있게 생겼더라.  그런데…

이젠 10분만에 전교를 돌아다닐 수 없어!!!Orz
옛날엔 수업을 빡빡하게 짜도 뛰어다니면 10분만에 끝에서 끝까지 다닐 수 있었는데 요즘 애들은 죽어도 그렇게 못 하겠네.  그랬다간 학생 대부분이 육상선수가 될 것 같으니까(…)

그렇게 학교를 내려왔는데 금요일에 내 담당자와 상의를 좀 해 봐야 할 것 같다.  어째 개인적인 일로 사무실을 땡땡이친다는 게 좀 걸리네
돈이 있으니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으니 돈이 없구만T_T

砂沙美에 대하여

게임은 게임, 현실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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