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하려면 제대로 하란 말이다

연합뉴스


자, 일단 뉴스부터 보고 오시라.


2년간 이 관련으로 일을 하고 있다보니 학기초는 늘 전쟁이다.  사실 이 전쟁은 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아이들이 한 살씩 나이를 먹고 한 학년씩 올라가고,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시기가 3월이라 취학담당자, 사회복지 담당자들은 2월 초부터 부모들과 학교의 전화공세를 수없이 받는다.
여기에 사회복지 담당자들은 괸라하고 있는 가정의 아이들의 학교를 모두 파악하여 명단을 작성한 후, 학비를 해당 학교(초/중/고)에 맞게 짜 줘야 하고 학용품비나 교재비, 혹은 지자체에 따라 교복비도 짜 줘야 한다.  그리고 이걸 최종적으로 교육청에 제출해주지 않으면 안 되는 게 이것이 학비와 급식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자료는 학교 행정실로 들어간다.  요즘도 그렇지만 학교 행정실과 담임이 더블로 전화와서 쪼아대면 정말 스트레스 심하게 받는다.  동사무소는 애들 학비만 하고 있는 거 아니거든요!!  그래서 요즘 우리 동 사회복지사의 기분은 저기압이다-_-;;
자, 이 자료가 행정실로 넘어갔으면 그걸로 끝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이젠 담임이 애들을 시켜서 해당 증명서를 떼 오라고 한단다.  혹여 모를 누락자를 방지하기 위해, 혹은 행정실과 교무실이 제대로 업무연계가 되어있지 않아 종종 이런 일이 생긴단다.  처음에는 원하는 애들 것만 떼 줬는데 몇 번 오가게 디니 아예 집의 애들 걸 다 떼가는 집도 있더라.  심지어는 애들이 스스로 와서 증명서를 떼어 간다


개인적으로 이게 무슨 삽질이고, 애들이 뭔 죄냐. 
실제로 막장 부모때문에 애들이 학교를 잘 못 나가게 되니까 담임이 전화가 와서 “애 부모와 만나게 해 달라!  내가 줘 패서 정신차리게 해 주고 싶다!”며 펄펄 뛴 교사도 봤고 복지사는 복지사대로 “이중일을 왜 시키지…?”라며 한숨을 쉬고 있고, 즘영서를 떼러 오는 가족은 가족대로 아이가 상처받을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그렇다고 교육청에다 사회복지통합망을 연계시켜봤자 그쪽도 일거리가 산더미같을 테니 해당 학교의 해당자들을 일일이 골라줄 리는 만무할 것 같고.


차라리 이럴 거면 아예 애들에게 전부 무상교육(일단 현재는 중학교까지지만) 기준을 아예 확대시켜버리고 급식 역시 고교까지 모두 무상으로 할 수 있게끔 확대한다면 애들은 애들대로 상처받을 일이 없고, 학교는 학교대로 일이 줄어들테고, 부모는 부모대로 불만을 토로할 일도 없으며 교육청이나 동 주민센터에서는 학기초의 전쟁을 치르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아, 물론 재원이야 저어기 4대 강에 꼴아 박는 걸 그대로 급식이나 교육비에 부으면 미래 인재를 육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명분도 서고 훨씬 더 이익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리고 보육료 무상지원이나 급식비 지원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는 하위 130% 가정은 지금도 120% 가정으로 한정하고 있는 걸 10% 더 늘린다는 거 말고 달라지는 게 없잖아.  하려면 화끈하게 늘리던가 하지 무슨 깨 볶아 주는 것도 아니고 조삼모사도 아니고 뭐하자는 건지…


그리고 지금 사회복지통합망이 제대로 완성된 게 아니거든?  그걸 시스템 기반으로 삼으려면 아직 좀 더 기다려야 한다고.  정 하고 싶으면 댁들이 돈 더 들이 부어서 후딱 정상화를 시켜달라고.  이쪽도 그래주는 게 일하기에 더 효율적이니까.  그리고 지금은 자신이 신청하여 선정된 하위 120% 가정만 검색이 되는데 뉴스에 요상하게 흘려가지고 누가 들으면 전 국민의 재산/소득을 국가에서 죄다 파악하고 있는 걸로 들리겠다.  결과적으로 지금과 달라지는 게 없잖아.  눈 가리고 아웅하냐?

砂沙美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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