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행정도우미로 일 한 지 어느덧 2년이로세

이번달로 장애인행정도우미를 한 지 꼭 2년이 된다.  2007년 7월 2일부터 현재의 사무실에 들어와 시작했으니 말이다.  사실 처음 6개월간은 미치는 줄 알았다.  공무원들은 일을 주려 하지 않고 나 역시 할 짓이 없으니 지침만 보고 시간을 때우는데다 사용하는 pc 역시 가장 막장을 향해 달리는 장비를 써야 했기 때문이다.  하긴 중반에 좋은 pc 낚은 적도 있지만 냅다 “반납해야 하니 내 놔”라고 했을 때는 상당히 스트레스가 된 적도 있었다.  이런 경우는 장비문제를 논하며 농땡이 부리는 걸로 개겼더니 결국 남은 쓸만한 pc가 돌아와 그걸 현재 써먹고 있는 중이긴 하지만.


지금이야 수당만 안 준다 뿐이지(요즘은 수당 대사작업을 하긴 해야하는데 못 하고 있다Orz) 모든 장애인 업무는 담당자 없이 보고 있고, 노령연금 역시 반쯤은 내 손으로 해결한다.  노령연금의 경우는 1~10일 사이가 가장 피크인데 지금이 딱 그 시기이니 오늘도 퇴근이 늦었다,  ㅅㅂ.


다른 곳은 어찌하고 있는가 모르겠지만, 내가 2년간 해 오면서 느끼는 점을 좀 써 보고자 한다



– 차별과 횡포는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젊은 사람들일수록 엘리트 선민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가 많아 대하기 껄끄러운 경우가 많이 생긴다.  이런 경우는 그 사람이 자신의 담당자가 되지 않게끔 기도하면서 피하는 게 상책.  할 수 없으면 즐기는 수 밖에 없다.
– 할 수 있는 건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할 수 없는 건 분명히 못 한다고 주장해야 한다.  내 경우는 시력이 나쁘므로 세밀하게 숫자를 계산해야 한다거나 펀치를 뚫어 대장을 만든다거나, 깨알같은 글을 봐야하는 경우는 “이것만큼은 못 한다”라고 딱 잘라 거절한다.  대신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마무리가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상대방의 신뢰를 얻기에 좋다
– 할 일이 없는가?  pc는 있는가?  없으면 장애인 복지사업 지침서들을, 있다면 법제처를 애용해라.  법과 지침을 담당자 뺨치게 빠삭하게 꿰고 있으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내 경우는 웬만하면 장애인/노령연금은 해결이 가능한데 기초생활수급자와 보육료는 아직까지 암만 봐도 모르겠다Orz.
– 담당자 백업을 확실히 할 수 있도록 능력을 쌓아라.  각각의 장애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람은 태어나면서 각각의 능력을 하나씩 갖고 태어난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못 한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빨리 가려낼 수 있는 눈을 키워두는 게 좋다
–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라.  내 경우는 일단 모르면 책을 찾아보고 그게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여겨지면 우리 구 10개동 담당자, 구청 담당자, 보건복지가족부 담당자를 볶아댄다.  원하는 답을 찾을 때까지.  그걸 주위에서는 “노력하는 모습”으로 보는 모양이다(…)
– 자신이 찾은 노하우나 지식을 많이 쌓아라.  노하우와 지식을 많이 쌓아둔다고 손해볼 건 없다.
– 할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하라.  일거리를 나누면 담당자들은 무지 좋아한다(…이게 결코 좋은 게 아니지…)



구질구질하게 말이 많아졌지만 요점은 이게 아닐까 한다


남이 시켜주기를 바라지 말고 스스로 찾아서 일을 하면 그만큼 일거리도 늘고 즐겁다.
단, 일거리가 너무 늘어 늘 일에 치여 사는 수가 있다(…)



그나저나 이 사업은 어차피 체험행사같은 거라는 걸 다들 알고 계약한 거 아닌가?  설마 나만 알고 계약한 건가??  어차피 칼자루를 쥐고 있는 쪽의 입맛에 맞게 돌아가는 게 세상인 것을

砂沙美에 대하여

게임은 게임, 현실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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