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 출산율 1.2명..193개국 중 `꼴찌’> by 연합뉴스
출산율이 세계적으로 최저를 달린다는 한국. 이걸 보면 남녀의 문제가 아닌 자연스런 사회현상인 것처럼 꽤나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날이 갈수록 암울해지는 경제, 혼자 혹은 부부 먹고 살기 빠듯해지는데다 돈도 벌 수 없어 실직상태인 사람들, 아이 하나 키우는데 드는 몇 억의 돈, 아이가 성장하여 제 나이에 독립한다는 보장도 없고 자신의 노후도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 자신이 장애가 있어 장애가 유전될까 두려워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들 혹은 가지지 않기를 권하는 사회
사실 동사무소에서 일하지 않았다면 나 역시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들을 고깝게 생각했을지 몰라도 여기 있다보니 “아, 이래서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구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되었다. 현재 부산에서는 셋째 이후에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데 이것도 단발성인데다 가족사랑카드라는 제도도 해당자들에게 발급해보니 당사자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른다, 제대로 혜택이 주어지는 게 아니라 업체의 요식행위성인 면이 많다보니 있으나마나한 제도라는 거다. 게다가 보육료의 경우는 원래부터 보육비가 꽤 센 편에 속하는데 종일반이라도 보낼라치면 아주 눈이 튀어나오는 수준이 되고 그 수준을 맞춰 보내려면 자신이 하는 일이 정말로 100~200만원 벌어 사는 걸로는 택도 없다. 그렇다고 일을 하지 않고 아이를 양육하려면 그보다 더한 돈이 드니 한쪽의 부담이 무식하게 늘어난다. 날이 갈수록 물가는 오르고 일이 일정치 않은 사람들이 일정한 사람들보다 더 많아 제대로 된 수입을 기대하기 힘들고 심지어는 아이가 있어도 부모에게 기대어 사는 사람들을 여럿 봤다. 아직까지 여자의 몸으로 육아휴직을 낸 후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직종은 손에 꼽을 정도이고 사회적으로나 제도적으로나 육아에 대해 인식이 부족한 편에 속한다. 그렇다고 치안이 좋은 것도 아니라서 요즘 언론에는 심심하면 어린이 유괴/살인/성추행 사건들이 끊이지 않는다. 집 주위 환경도 나빠져 잘못 했다간 아이가 교통사고에 희생되기 십상이다. 덤으로 현재의 정부는 전 세계적으로 꺼리고 있는 먹을거리를 전적으로 수입하려 하니 아이를 낳고 키우는 엄마의 입장이 되어보면 머리 아픈 일이 한 두개가 아니다
그렇다고 열심히 자식을 키워서 그 자식이 부모에게 잘 해주는가 하면 그것도 아닌 것 같더라. 노령연금신청이나 기초생활수급상담을 받아보니 자식들이 자신들이 살기 바빠 부모를 나몰라라 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부모를 유기하거나 못되게 구는 경우도 허다하다. 게다가 노인들은 자식을 키우기 위해 자신들의 모든 것을 내던졌으므로 노후준비가 제대로 되어있을 리 만무하니 현재로서는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으로 노인들은 냉혹한 사회에 내던져질 수 밖에 없다. 이걸 보는 20~40대들은 자연히 자식을 가지는 걸 꺼려한다. 자신도 늙어 저렇게 될 수 있다는 걸 옆에서 보게 되니까
장애인의 경우를 보면 장애가 이유가 되어 경제생활에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기에 결혼을 못 하거나 스스로가 원해서 결혼을 했다 하더라도 자식이 장애를 안고 태어나는 경우는 자신이 겪었던 아픔을 고스란히 자식에게 물려주는 게 되니 참으로 쓰라린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그렇기에 유전적으로 장애를 가진 이들은 결혼을 꺼리고 자녀갖기를 꺼리는 편이다. 그렇다고 비장애인이 100% 정상적인 아이를 낳는다는 보장도 없어 장애를 가진 아이가 태어나면 비장애인 아동보다 드는 비용이 몇 십배를 능가해버리므로 그만한 경제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그만큼 양육에 고생을 하며 심하면 집에서 자식을 유기하려 드는 가정도 있다. 게다가 이혼이 많은 편인지 편부모 가정이 많은데 웬만한 직업을 가지지 않는 이상, 이렇게 되면 생계가 상당히 힘들어지는 것은 안 봐도 비디오다
동물이든 인간이든 환경이 열악해지면 개체수를 줄여 수를 조절하여 다음을 준비하는 게 당연하다. 환경이 극악을 향해 치닫고 있는데 아무도 다음 대에 그 고생을 물려주고 싶은 생각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현재의 한국사회는 사회적, 제도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보기엔 환경적인 문제가 더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