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선거 가내수공업 – 포스터

1차는 어쩐지 사이즈에 맞지 않을 듯한 봉투에 주소 레이블을 붙이는 일이었다면 2차는 포스터를 포장(?)하는 일이다.  사실 끝까지 참여한 것은 아니긴 했지만 어느 시점부터 애들이나 직원들의 모습이 사라지더니 도통 보이지 않아 찾으러 2층으로 올라가 봤는데…

대선출마자는 총 12명.  엣날과는 달리 요즘은 참 편해져서(..일하는 사람은 절대로 편하지 않지만) 일일이 밖에다 붙일 필요 없이 건물 안에서 롤로 되어있는 13장분의 비닐(선관위 안내문 포함)을 책상 위에 죽 늘어놓은 후에 저런 식으로 포스터를 보호하는 비닐에 밀어넣고 다 밀어넣었으면 그 위의 일자비닐을 벗겨내어 테이핑 처리를 하면 끝나는 건데, 이게 전지사이즈 13장이다보니 길이가 참 무지막지하더라.  긴 책상 4~5개가 붙어있어도 자리가 모자라서 결국 앞에서 잽싸게 넣고 테이핑 처리하면 좀 말아둔 뒤에 다음 작업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언론에서는 10m정도 된다고 하지만 저게 10m로 끝나겠냐.  내가 봐도 한 포스터당 가로로 따져서 내 팔길이보다 더 긴데.
저렇게 다 밀어넣고 작업을 완료하면 동 트럭에 싣고 사람들은 포스터를 붙이러 나간다.  어디에 붙이는가는 모르겠지만 길이가 길이인만큼 이전과는 달리 붙이는 장소를 물색하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는지 상당히 늦게 돌아오는 걸 보게 되었는데 실제로 동사무소 앞에 붙어있는 걸 보니 길기는 참 길더라.  누구를 찍어야 할 지 생각하는 것보다 대체 누가 나왔는지를 먼저 알아야 할 정도로 출마한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었으니.  그래도 퇴근하면서 보니 관심있게 포스터를 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니 아에 대선에 대해 관심이 없는 건 아닌가보다


그런데 이번 대선 포스터를 보니 옛날 생각이 나는 게 내가 어린시절에는 저런 보호비닐같은 게 없었기에 낙서하는 사람이 참 많았더랬다.  대부분 애들이었지만 훤한 이마에 지렁이 몇 개, 눈에 애꾸마크 하나, 입가에 수염 같은 걸 그려넣곤 했는데 당시는 이게 선거법 위반인 줄 몰랐지만 머리가 굵어지고 나니 그 장난이 법을 위반하는 걸 알았을 때 좀 쓴웃음이 나더라.  애들이 하는 장난보다 어른이 하는 장난이 더 악의적일 수 있기에 그런가 본데 사실 사람 얼굴을 보고 있으면 낙서하고 싶어지는 건 인간의 공통된 심리 중의 하나가 아닐까.  아, 참고로 보호비닐이 붙어있어도 낙서하다 걸리면 벌금 & 징역을 살기에 하려면 선거 끝나고 할 것(?)을 권장한다.  물론 그 전에 동사무소에서 죄다 철거해버리겠지만.  그래서인지 옛날만큼 포스터 남발이 없고 깔끔하게 붙어있는 게 요즘 선거판에서 마음에 드는 장점이긴 하지만 말이다.


저녁때 사람들이 돌아오니 민원이 빗발친다.  우리집 앞에 왜 선거포스터 붙여놨냐고.  길이가 너무 길어서 붙일 곳이 마뜩치 않아 새로운 장소에 붙여놨더니 싫다고 떼 가라고 성화인 사람들이 몇 있더라.
확실히 사람이 너무 많아도 문제긴 문제인가 보다


다음 타자는 대망의 공보물 포장하기. 
현재 1번과 2번의 단장 팜플렛이 와 있는 상태인데 설마 이게 책자냐?  게다가 양은 또 무식하게 많아서 3층으로 올리는데 미치는 줄 알았다.  이 짓을 6번(보통 2회분씩 온단다) 더 해야 한다는 말인데….아놔….

砂沙美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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