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행정업무 보조를 본 지도 벌써 3주가 지났다. 장애인행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기초생활수급자가 장애인보다 더 많이 동사무소를 들락거린다는 걸 보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었다
과연 국가는 사회보장이라는 제도로 국민을 나약하게 만드는 걸까
나 자신도 사회복지에 대해 배운 건 학교사회사업(이 수업은 정말 재미있었다), 사회복지의 역사, 장애인복지가 전부였기 때문에 사회복지에 대한 흐름은 잘 모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히려 이번에 이 일을 하면서 교과서 사이즈의 사업계획서를 줄곧 보며 이것저것 연계된 제도를 찾아보려고 기초생활지침이나 보건의료지침을 뒤적이곤 하는데 생각보다 사회보장 제도들이 너무나 깐깐하게 만들어져 있다는 것과 날이 갈수록 그 깐깐함은 더해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마 처음엔 인정주의로 제도들을 만들었을지 몰라도 그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들을 막고자 이런저런 걸 덧대다보니 이렇게 된 모양인데 정작 이렇게 제도를 만들어놓으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없는 희한한 사태가 종종 생긴다는 거다. 물론 정보를 빨리 낚아채어 대비한 사람에게 있어서는 더 좋은 제도로 바뀔지도 모르겠지만
게다가 오는 사람들도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도 참 우습긴 하지만 “정말 저 사람이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만큼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인가?”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지나치게 화려하게 치장하고 오는 사람(차라리 가끔 오는 횟집 아줌마가 더 수수하다), 많이 배운 것 같은 분위기를 풀풀 풍기면서 오는 사람, 술 먹고 깽판 부리러 오는 사람, 자신의 이익을 위해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 등등 갖가지의 이유를 가지고 생활보호를 받는 사람들이 동사무소에 참 많이 드나든다. 하긴 요즘 경제사정이 심각하게 좋지 않기도 하고 점점 더 생활보호나 장애인의 범위가 넓어지다보니 이렇게 되는 건 당연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실제로 내가 아는 동생 하나도 생활보호대상인데 취업을 하지 않고 공무원 공부를 한다며 몇 년째 지내고 있기도 하고, 가끔 동사무소에 오는 사람들도 적당한 일거리가 주어지면 일 할 수 있는 건강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보호급여보다 많든 적든 일단 취업하게 되면 생활보호가 끊긴다는 이유로 그대로 생활보호대상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을 보면 과연 국가는 국민에게 무엇을 해 주어야 진정한 사회복지를 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회적 약자에게 자립이 가능한 여건을 만들어주고 서서히 보장을 줄이면 과연 그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하긴 나도 남 말 할 처지는 아니겠다.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생길 지 모르는 일인데다 나 역시 사회적 약자에 속한다면 속하는 신세니까
그래도 현재 이 나라의 잘못된 점은 자립이 가능한 사회적 여건을 제대로 만들어주지도 않고 보장을 점점 줄여나간다는 것이라고 해야 할까
어째 머릿속이 더 복잡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걸로 공무원공부가 아니라 술먹고 집에서 구르는 가장(혼자사는 사람 아님.;)도 꽤 있어요… 그거 볼때마다 세금 내는게 분하다는.
분해도 어쩔 수 없죠. 국가는 아무리 쓰레기라 하더라도 국민을 돌봐야 할 의무가 있으니까요. 그래도 요즘 오는 사람들을 보면 참 답답하긴 매한가지입니다. 사회보장제도가 수렁같다는 느낌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