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9일의 광안리 해수욕장



파인픽스 F30을 사고 처음으로 집 앞의 광안리 바닷가로 카메라를 들고 나갔다, 기보다는 19일 목요일에 구청에서 민원을 보고 돌아오는 도중 버스타기고 집으로 가기에 아쉬운 날씨여서 가져온 카메라를 가지고 바닷가쪽으로 걸어서 돌아왔었다


사실 폰카로도 꽤 자주 광안대교를 찍어대는 편이었지만 처음으로 직접적으로 카메라를 들이대려니 좀 어렵더라.  구도라거나 풍경에 대해 정확한 감을 잡지 못했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대로, 기억속에만 담아두기 아쉽다는 이유로 셔터를 무지막지하게 눌러댔었다.  그러나 시력도 썩 좋지 않은 넘이 무작정 셔터를 눌러대니 정작 건질 수 있는 사진은 역시나 제로에 가까웠으니 그나마 남은 게 이 13장 정도 되겠다


내가 이 동네에서 산 지 24년이 되는 셈인데 참 많은 것이 변했다.  해변 산책로는 고사하고 그곳마저도 불법주차한 차량이나 노점이나 방갈로 등에 잠식당하여 차도로 다닌 것도 옛말이고 지금은 자전거나 사람들이 운동삼아 혹은 관광삼아 다니는 곳이 되었고 젊은이들보다는 역시 어르신들이 훨씬 많음을 느낄 수 있는 풍경.  20여년전에 비해 모래의 면적은 너무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형편없이 줄어들어버려 조금만 걸어가도 짠물이 넘실거리는 곳까지 갈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산책로나 조경때문에 줄어든 면적도 있지만 실제적인 면적도 줄어든다는 거 같더라만.  5여년 전인가부터 생긴 광안대로로 인해 볼거리는 생겼지만 시야는 꽉꽉 막혀 바다라는 이미지보다는 호수(?)도 아니고 저수지도 아닌 어정쩡한 풍경.  그 좌우로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높은 건물들.  적어도 20년전의 높은 건물이라면 남천동의 비치아파트가 전부였는데 이젠 비치아파트가 오히려 건물이 낮아보일 정도다
그 외에도 절반정도는 횟집과 경양식/술집으로 구성되던 구획도 점점 그 경계가 허물어지는 듯 보이고 전반적으로 상가쪽은 조용한 모습이다.  하긴 여긴 여름도 웬만한 일이 아니고서는 시끌벅적하기엔 좀 무리가 있을 정도로 쇠락하긴 했지.  그러고보니 오면서 군데군데 몇 가지 조형작품이 설치되어 있는 걸 봤는데 좀 언밸런스한 작품들이 몇가지 보였다.  작가야 의도가 있어 제작했는지 몰라도 주민의 편의성이나 주변환경의 조화쪽으로 보면 좀 의문스러운 게 있더라는 것.  하긴 돈 주고 샀을테니 어디에라도 놓기는 놔야겠지.  그리고 역시나 관리를 한다 하더라도 제대로 안 되는지 깨끗한 모습보다는 조형물이나 시설들이 조금씩 삭아가는 듯한 풍경도 볼 수 있었다.  시간의 흐름상 당연한 것일까


오늘 사진을 찍는 김에 파노라마 사진도 찍어보려 도전을 했으나 역시 무지막지한 수전증으로 인하여 구도가 전혀 맞지 않아 파노라마 사진은 대.실.패.  이것저것 모드도 바꿔보고 줌인/줌아웃 해 가며 사진을 찍어도 정확히 보고 찍는 게 아니라 ‘감’으로 찍는지라 실패한 사진들이 대다수.  그래도 이 사진들이 남아있다면 1년 후나 10년 후에 다시 들춰보게 되면 얼마나 광안리가 변했을 지 알 수 있는 자료가 되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그 전에 수전증과 셔터 타이밍연습을 좀 더 해야겠다는 게 선결과제겠지만


광안리 해수욕장.  지금도 많은 변화를 거치고 있지만 과연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이 바뀌게 될까.  난 그걸 끝까지 지켜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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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9일의 광안리 해수욕장에 1개의 응답

  1. lakie 님의 말:

    날씨가 정말 멋진 날이었네요.^^ 사진 예쁩니다. 겨울에 부산 갔었던것 생각난다는.
    (후지 카메라는 그래도 부담없이 찍히는것 같아요.)

    • 砂沙美 님의 말:

      날씨는 좋았습니다만 해변가이다보니 바람이 불 때마다 같이 날리는 모래의 양이 장난이 아니더군요. 그래도 거닐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아직까지 이곳은 살아있는 관광지라는 걸 느낍니다. 관광지라기보다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근린시설적인 면이 더 강하지만요. 다른 카메라는 손을 대 본 적이 없어서 후지가 부담없이 찍히느냐 마느냐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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