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경제면에서 본 마비노기 기사

[한눈에 쏘옥]게임‘마비노기’속 반값 아파트 제도 – by 동아일보


인터넷 기사를 뒤져보다 이 기사를 보고 뒤집어졌던 기억이 난다.  아마 청소년 대상의 신문에 이 경제기사가 실린 모양인데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말들이 있었으니…


– 넥슨에서 보도자료 뿌렸냐?
– 어지간히 반값 아파트에 대해 대입할 게 없었냐?
– 에린을 뭘로 보는 거냐!  하우징 없이도 밀레시안은 잘만 살아갈 수 있는 구조란 말이다
–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물로 보고 있군, 이 사람.


등등등….


저 기사대로 하우징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위의 절차가 필요하지만 실질적으로 저 하우징이 히트(?)를 치게 된 것은 생산공장과 개인상점의 용도가 더 크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우징을 갖지 못한 유저는 광고판을 이용한 워프도구로 쓰고 있고.  무엇보다도 에린의 대다수 주민들은 집이 없어도 비 맞으면 망토로 가리고, 땅바닥에 주저앉아 수다 떨고, 모금함을 들고 악기를 뜯으며 방랑을 하던지 아니면 줄곧 어둠침침한 던젼에서만 살고 있으니 실질적으로 집의 필요성을 그다지 느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덤으로 저 집은 처음에는 가격대가 낮았지만 지금은 로열지역(광장주변)은 400만이상, 그 외 지역은 최소 100만이 있어야 하며, 길드가 정한 세율의 세금을 3번 납부할 정도의 재력이 없이는 집을 가질 수 없는 상태이니 더더욱 다수의 중산층 및 서민층은 집을 가질 엄두까지는 아니더라도 굳이 “집이 있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사회구조가 되어있는 상태이다.


사실 마비노기를 보면 상당한 계산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걸 잘 알 수 있었다.  결제시스템, 환생카드 시스템, 펫 시스템, 하우징 시스템, 생산 시스템 등등.  그러나 사람이 이런 걸 만들어도 이용하는 사람이 다른 방향으로 활용하게 되면 그 제도와 시스템은 다수에게 이익을 주던지 소수에게 이익을 주는 어느 한쪽만을 만족시키는 시스템이 될 뿐 “만민이 공평하게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은 절대로 만들어질 수 없다, 물론 기회는 균등하게 주는 편이지만.  그런 걸 보면 참 리얼리티가 강한 게임이라고 감탄하게 된다.  요즘은 그 리얼리티가 굴러떨어질대로 떨어지는 바람에 그다지 재미가 없지만.


현실 속에서 길드가 건설회사가 되고, 에린정부(라지만 에일레흐왕국정부라는 게 맞지)가 국가가 된다면 저 제도는 성립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현실은 에린과 달리 집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사회구조인데다 제작자가 단기간에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0과 1의 데이터를 뚝딱 만들어 낼 수 있는 구조는 절대로 아니다.  결국 누군가의 희생과 절망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구조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 희생과 절망을 누가 떠안는 것이냐는 것이겠지만


현실 속에서 내 집 마련이라는 건 상당히 중요하다.  자신이 있어야 할 곳, 편히 쉴 곳을 마련한다는 것은 인생을 걸고서라도 이루어야 할 일일 정도로 그 가치는 크지만,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다는 걸 기사 속에서 좀 더 다뤄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덤으로 내 캐릭터는 아직도 마을 밖을 거의 벗어나 본 일이 없지만 딱히 하우징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안 한다.  농담을 좀 섞자면, 하우징과 마을과의 거리가 너무 멀다는 게 그 이유다

砂沙美에 대하여

게임은 게임, 현실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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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경제면에서 본 마비노기 기사에 1개의 응답

  1. 두리뭉 님의 말:

    사실 하우징 시스템은 현실에 응용 못할 것도 없는 제도라 생각해요. 문제는 말씀하신 것 처럼 자기 이익이 줄어드는 걸 감당하려는 집단이 없다는 거지만요. 기자가 참 재밌는 비유를 들었군요. 어느 섭 사람이기에 저런 기사를 썼나 궁금합니다.

    • 砂沙美 님의 말:

      찾아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론상으로는 저 제도가 도입되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에린의 부동산 정책은 상당히 이상적이기는 합니다만, 국가가 현실적으로 제작사에서 뭔가를 만들듯 뭔가를 뚝딱하고 유에서 무를 창조해낼 수 없다는 것과 이익을 가진 이들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으면 훗날 자신들의 정책이나 활동에 지장을 받게 되니 그걸 감안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거겠지만요. 인간이라는 존재가 자신의 이익에 있어서는 상당히 강한 생각이랄까, 욕심같은 게 많아서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문제입니다
      어느 서버의 사람인가, 의 문제가 아닌 주위에서 저 게임을 하고 있거나 혹은 넥슨에서 보도자료를 뿌렸을 가능성이 좀 높아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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