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피할 수 없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지난주부터 이번주 화요일까지 맨정신이 아니었고, 현재도 저녁에만이라도 감기약을 털어넣는 생활을 하게 만든 코로나19 오미크론에 대해 기억을 떠올리며 경험담을 기록해보려 한다

전주 토요일부터 어머니가 확진되었다는 것을 가족들이 알게 되어 안방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계셨는데 화장실을 공동으로 사용하다보니 안 걸릴래야 안 걸릴 수 없는 상황이었던 듯 하다. 이미 다음주 월요일에 아버지와 함께 보건소에 PCR검사를 해서 음성결과를 받기도 했었는데…

2022. 7. 26
이날부터 전세매입임대 신청 건으로 일이 정말 많았다. 앉아있는 시간보다 민원응대하고 스캐너 돌리는 등, 서 있는 시간이 더 많았을 정도. 옆의 직원이 “얼굴이 너무 붉어 보이는데다 눈이 빨갛다. 어디 안 좋으냐?”라고 물어볼 정도였다. 열이 있다는 생각보다 종이들을 쳐다보고 있다보니 눈이 너무 아파와서 컨디션이 안 좋은가보다 하고 생각했더랬다. 어머니의 자가격리가 끝날 때까지 한두번정도 더 자가키트 검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생각없이 자가키트를 돌렸더니 선명한 두 줄이 좍~뜨는 게 아닌가

2022. 7. 27
아침에도 다시 자가키트를 해 봤더니 여전히 선명한 두 줄을 보이기에 사무실에 일단 연락하여 검사받으러 간다고 알렸고 인근 검사가능 병원을 찾아갔더니 휴가기간(…)이었다. 검사했던 키트는 집에서 가져왔으니 어쩔 수 없이 이걸 들고 보건소로 출발. 보건소에 도착해서 문진표와 키트를 제출하면서 “정신이 없어 내가 문진표에 휴대폰 번호를 뭘로 적어놨는지 기억이 안 난다”라고 했더니 접수받아주는 분이 두 번이나 물어봐 주더라. 검사 후 사무실에는 결과가 내일 나오니 일단 오늘은 쉬겠다고 이야기하고 봄에 받아놧던 감기약을 먹고 뻗기 시작했다. 저녁 즈음에 열을 재 봤더니 겨드랑이 쪽의 체온이 37.9(…혀 쪽으로 쟀으면 더 높았을 것 같은데…?)

2022. 7. 28 ~ 7. 30
28일 오전에 확진이라는 문자가 오고 병원에 가서 5일치 약을 처방받으니 정말 한 끼에 먹는 약이 한주먹(…)이더라. 사무실에는 문자내용을 공유하고 자가격리에 들어간다고 알린 후에 이 때부터 토요일 오후까지의 기억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먹고, 약먹고, 기절하듯 자고… 이걸 3일정도 반복한 것 같았는데 문제가 있다면 열이 나서 체온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 수분이 들어가는 족족 식은땀으로 배출되어 버리고, 추위를 느껴 긴 옷을 찾아 입고 살아야 했고, 입맛이 없어 먹을 걸 못 먹는 게 아니고 위장이 먹을 걸 거부하는 상황이 되어 수분 외에는 27일부터 먹는 걸 죄다 토하는 상황이라 의사에게 소화제까지 더 처방받았던 것 같다. 먹는 양을 많이 줄이고 가급적이면 무르고 수분 많은 걸로만 조금씩 먹게 되었는데 이 때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게 수박이었다. 평소엔 수분이 많아 화장실을 자주 간다는 이유로 수박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단단한 과육의 과일을 먹으면 높은 확률로 위장이 소화를 거부해버리는 상황에 그나마 들어갈 수 있던 게 수박이었던 모양이었다.

2022. 7. 31 ~ 8. 2
토요일 저녁부터 서서히 정신을 차리긴 했기에 이 때부터 해열제 복용은 그만두어도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지만 그 외의 약들은 복용을 중단했다간 다시 움직이기 어려울 것 같아 받아놓은 약들을 모두 복용하며 회복모드에 들어갔다. 그래도 컨디션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기에 목은 여전히 아팠고 먹는 건 여전히 힘들었었다. 그래도 책상에 조금씩 앉아 있다거나 청소기를 돌리는 등의 간단한 일을 하며 보낼 수 있을 정도는 된 것 같았다

2022. 8. 3
자가격리 해제 후, 출근했는데 아픈 동안엔 먹을 걸 제대로 못 먹거나 수분만 섭취해서 약한 변비에 시달렸는데 출근한답시고 전날 저녁과 아침을 좀 챙겨먹었더니 당일은 종일 미미한 복통과 설사에 시달렸다. 아직 완전히 컨디션이 회복된 건 아니었던 듯

8. 5 현재
목소리를 제외하고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다. 그래도 받아놓은 약들은 해열제를 제외하고 다 먹었고 전에 받아놨던 감기약은 남아있는 양은 소진될 때까지 복용중이다. 사실 병원에 한 번 더 다녀와야 한다고 부모님은 그러셨지만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선생님은 기침을 많이 하지 않으면 굳이 병원 가서 약을 처방받을 필요는 없다고 하시니 현재 목이 아프지도 않고 기침도 거의 하지 않으니 남아있는 감기약으로 해결할 수 있으면 버텨 볼 생각이다

확실히 법정 전염병은 달리 약을 쓸 방도가 거의 없다보니 몸이 고통에서 잠시나마 해방되기 위해 많은 약을 투약해야 하고 회복 가능성도 알 수 없다보니 이로 인해서 자신의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위험성까지 안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경험이 되었다

병은 안 걸리는 게 최고지만 걸리게 된다 하더라도 가볍게 앓고 넘어가 주길 바랄 수 밖에 없나보다. 남는 건 고통 뿐일테니까

砂沙美에 대하여

게임은 게임, 현실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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