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큰할머니 제사일. 잠시 할아버지와 이분과 우리의 할머니와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자면 이렇다. 할아버지가 10대이던 시절, 적어도 1930년 중후반대쯤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당시는 여전히 조혼이 성행하던 시절인데다 시골이어서 일찍 결혼하셨다고 한다. 이 지방의 특색은 일정기간 이상을 처가댁에서 사위가 함께 거주하는 기간이 있었다고 하는데 결혼하신 할아버지가 처가에서 살 무렵, 유감스럽게도 오늘 제사상을 받는 부인이 당시 유행하던 열병으로 사망했단다. 결혼한 지 1년도 채 안 되어 부인이 사망해버려 그분과의 사이에서 자식도 없는 상태여서 할아버지는 재혼을 하게 되었는데 그 재혼상대가 현재 우리 가족의 할머니인 것. 뭐, 그 이후에도 이분이 내가 6살때 자궁암으로 사망하시는 바람에 할아버지는 다시 재혼을 하셔야 했고 그렇게 20여년간을 사시다 2004년도에 할아버지는 사망하시고 마지막까지 함께 계셨던 할머니는 서울에 살고 계시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이야기가 좀 샜는데 이분은 자식이 없는 이유로 우리만 제사를 지내고 끝내는 날이기도 하다. 다른 기족들은 오기도 바쁘고 잘 기억하지도 못하니까. 독특한 것은 자식 없이 사망한 사람의 제사상에는 튀김류가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 이게 전국 공통인지 아니면 우리 집안만의 특색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1년 중에서 약간 독특한 제사상을 볼 수 있는 날이기도 하고 작년엔 부산에 계셨던 둘째삼촌이 오셨지만 올해는 그분도 집에 가 계시니 우리만 치르는 제사날이 된 셈이다.
그렇게 아침부터 재료를 준비하고 청소하고, 빨래하는 등(청소와 빨래는 내가 하지만 재료준비는 역시 어머니의 몫)으로 하루가 저물었고 빨래를 걷으러 2층으로 올라가 가지고 내려오던 순간
....계단에서 헛디뎌 몸이 5계단 정도의 높이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집이 오래되었기에 계단 높이가 좀 높은 편인데다 양 손에 빨래를 들고 있었기때문에 까딱 잘못 했으면 또 앞니를 고치러 치과에 갈 뻔한 순간이었지만 난간에 몸이 걸친 덕에 다행히 왼쪽 종아리의 피부가 쓸려 약간 벗겨진 것과 옆구리쪽의 멍이 드는 선에서 끝낼 수 있었던 걸 보면, 오늘 제사상을 받는 할머니가 도우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벗겨진 피부쪽은 옷이 늘 닿이는 부분이다보니 지금도 무진장 따가운데다 나을 때까지 목욕을 금지당했으니(당연히 물이 닿으면 무진장 쓰리니..) 썩 좋은 기분은 아니지만 오늘만큼 조상이 돕는다는 걸 새삼 느끼는 하루가 되었다
조상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지켜주셔서(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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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하시지 그러셨어요. 사고는 익숙한 환경에서 더 자주 발생한다고 하죠. 방심때문이라 합디다.
샤워는 랩으로 둘둘 감고 하시면 됩니다. 저도 예전에 허벅지 가죽이 대차게 나간적이 있는데요. 그때도 랩으로 둘둘 감고 샤워했지만 물 안들어가더군요. 물론 욕탕에 푸욱 담구는건 어렵겠지만요.
예, 그 말이 맞는 모양입니다. 20여년간을 살멶서 한 번도 떨어질 일이 없을거라 여겼는데 그 날 그렇게 떨어지다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오오, 랩을 감는 방법이 있었군요. 지금도 머리를 감으려면 종아리부분이 물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그때마다 쓰리더군요. 나중에 한 번 실험해봐야겠습니다
뉴니님도 모쪼록 사고에 조심하시기를 바랍니다(훌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