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4/12 砂沙美 조상의 은혜를 느낀 하루 (2)
  2. 2007/11/18 砂沙美 이미 이 세상엔 계시지 않는 분들이지만...

조상의 은혜를 느낀 하루

일상잡담 2008/04/12 23:35 砂沙美

오늘은 큰할머니 제사일.  잠시 할아버지와 이분과 우리의 할머니와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자면 이렇다.  할아버지가 10대이던 시절, 적어도 1930년 중후반대쯤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당시는 여전히 조혼이 성행하던 시절인데다 시골이어서 일찍 결혼하셨다고 한다.  이 지방의 특색은 일정기간 이상을 처가댁에서 사위가 함께 거주하는 기간이 있었다고 하는데 결혼하신 할아버지가 처가에서 살 무렵, 유감스럽게도 오늘 제사상을 받는 부인이 당시 유행하던 열병으로 사망했단다.  결혼한 지 1년도 채 안 되어 부인이 사망해버려 그분과의 사이에서 자식도 없는 상태여서 할아버지는 재혼을 하게 되었는데 그 재혼상대가 현재 우리 가족의 할머니인 것.  뭐, 그 이후에도 이분이 내가 6살때 자궁암으로 사망하시는 바람에 할아버지는 다시 재혼을 하셔야 했고 그렇게 20여년간을 사시다 2004년도에 할아버지는 사망하시고 마지막까지 함께 계셨던 할머니는 서울에 살고 계시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이야기가 좀 샜는데 이분은 자식이 없는 이유로 우리만 제사를 지내고 끝내는 날이기도 하다.  다른 기족들은 오기도 바쁘고 잘 기억하지도 못하니까.  독특한 것은 자식 없이 사망한 사람의 제사상에는 튀김류가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  이게 전국 공통인지 아니면 우리 집안만의 특색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1년 중에서 약간 독특한 제사상을 볼 수 있는 날이기도 하고 작년엔 부산에 계셨던 둘째삼촌이 오셨지만 올해는 그분도 집에 가 계시니 우리만 치르는 제사날이 된 셈이다.
그렇게 아침부터 재료를 준비하고 청소하고, 빨래하는 등(청소와 빨래는 내가 하지만 재료준비는 역시 어머니의 몫)으로 하루가 저물었고 빨래를 걷으러 2층으로 올라가 가지고 내려오던 순간

....계단에서 헛디뎌 몸이 5계단 정도의 높이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집이 오래되었기에 계단 높이가 좀 높은 편인데다 양 손에 빨래를 들고 있었기때문에 까딱 잘못 했으면 또 앞니를 고치러 치과에 갈 뻔한 순간이었지만 난간에 몸이 걸친 덕에 다행히 왼쪽 종아리의 피부가 쓸려 약간 벗겨진 것과 옆구리쪽의 멍이 드는 선에서 끝낼 수 있었던 걸 보면, 오늘 제사상을 받는 할머니가 도우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벗겨진 피부쪽은 옷이 늘 닿이는 부분이다보니 지금도 무진장 따가운데다 나을 때까지 목욕을 금지당했으니(당연히 물이 닿으면 무진장 쓰리니..) 썩 좋은 기분은 아니지만 오늘만큼 조상이 돕는다는 걸 새삼 느끼는 하루가 되었다

조상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지켜주셔서(꾸벅~).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08/04/12 23:35 2008/04/12 23:35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 2개가 달렸습니다.

댓글+트랙백 RSS :: http://lapile.cafe24.com/rss/response/2390861

댓글+트랙백 ATOM :: http://lapile.cafe24.com/atom/response/2390861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으신가요?

만나고 싶은 사람이라...세다 보면 한도 끝도 없지만 그 중에서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들일 것이다

이미 돌아가시도 안 계시는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사실 할아버지를 가장 오랫동안 봐 왔지만 정말로 다양한 의미로 선진시대를 사는 분이셨기에 끝까지 가족들과 좋은 관계로는 남지 못했지만 내가 세상을 살다보니 할아버지의 삶의 방식이 이해가 되는 경우가 참 많았다. 본인에게 여쭙는다면 펄쩍 뛰며 아니라고 하시겠지만 요즘 시대에 할아버지같이 사는 게 가장 편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사는 게 아니었을까 한다. 할머니의 경우는 내가 기억하는 부분이 딱 한 가지밖에 없지만 가족들의 정신적인 지주가 될 만큼, 유언을 충실히 지켜도 그 유언이 들어맞을만큼 현명하셨던 분이라 하니 어린 시절에는 몰랐던 할머니의 이야기들을 할머니의 입에서 이야기로 듣고 싶어질 때가 많다.
외할아버지의 경우는 지나치게 술을 좋아하셔서 우리들에게 상당히 놀림을 많이 받으셨었지만 화내는 경우를 거의 못 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결국 그 술로 인하여 돌아가시긴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외할아버지께 사과드리고 싶어진다. 우리가 그렇게 천진난만하게 외할아버지를 놀리는 게 상처가 되었을텐데 한 번도 그로 인해 화내시지 않고 그저 웃기만 하셨으니 말이다. 외할머니의 경우는 내 기억에서조차 너무 희미하게 남아있는 분이라 이젠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지만 어떤 성격이셨는지 궁금할 때가 문득 있다. 내가 기억력을 형성하기 전에 돌아가신 분이라 더더욱 만나서 이야기를 해 보고 싶다고나 할까

사실 이렇게 이 세상에 없는 분들을 만나고 싶어하는 것은 아마도 "후회"나 "미련"이라는 감정때문이 아닐까 한다. 늘 그렇듯 후회없는 삶을 살고, 후회없는 인간관계를 형성하려 해도 언젠가는 마음 한 구석에 그 "후회"와 "미련"이라는 게 남아 사람을 괴롭히는 걸 보면 살아가면서도 저런 걸 느끼지 않고 살 수 있는 것도 행복이 아닐까 한다. 아니면 그만큼 만족한 삶을 살았다고 자부할 정도로 열심히 살았다거나

과연 남은 인생동안 후회와 미련을 갖지 않고 열심히 살 수 있을까. 그러면 돌아가신 분들을 만날 수 있다면 굳이 만나지 못할지라도 묘소에 가서 "나는 이렇게 후회없이 살았습니다"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살아야겠지

이 주제를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 끄적여본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07/11/18 14:29 2007/11/18 14:29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트랙백 RSS :: http://lapile.cafe24.com/rss/response/2390713

댓글+트랙백 ATOM :: http://lapile.cafe24.com/atom/response/239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