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월드를 안 간 지 몇 년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적어도 마비노기가 한창 뜰 때 다녔으면 괜찮은 굿즈를 많이 장만할 수 있었을텐데, 라는 아쉬움은 늘 남지만 굳이 갈 필요성도, 가도 아는 사람이 없다보니 찾지 않게 된 행사가 되어버렸다.
사실 코스프레라면 내 동생도 군에 가기 전에 코스프레를 하겠다고 한 적이 있었다. 그 때가 1999년이었나, 그랬던 것 같은데 실제로 TOON의 캐릭터를 코스프레 한다고 부산진시장을 다니고, 문구점에 다니면서 재료를 사다모아 무대에 오르기도 했지만 결국 그 이듬해 입대하게 되어 그 이후에 코스프레를 하는 걸 본 적이 없었다. 동생이 군에 간 사이 행사로 알게 된 코스플레이어들과 행사때마다 어울리곤 했으나 그 당시에도 무개념 코스플레이어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코스어 자체의 숫자가 적다보니 크게 눈에 띄는 부류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러고보니 어떤 애들은 부모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빵빵하게 코스플레이를 하는 걸 보고 부러워했던 시절도 있었으니...
그 이후, 한동안 코믹을 찾지 않았지만 3여년 전쯤에 애니동 사람들과 함께 코믹을 갔었던 때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내가 한창 행사참여에 열을 올리던 시절에는 거의 자신이나 팀들이 주위에서 구할 수 있는 갖가지 재료를 써서 수작업으로 만든 것으로 코스프레를 하여 어설프더라도 정성이 느껴지는 옷들이 많았고, 인원 자체도 많은 편이 아니라 통제가 가능했는데 3년전의 행사장에는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통제 불가능한 인원에다 수제 옷들보다는 이미 기성화되어 대여해 입고 오는 듯한 옷들이 더 많았다. 물론 회장 안 보다 회장 밖의 인원이 더 많았음은 말할 필요가 없었고 주위 사람들의 시선도 썩 좋은 편은 아니었던 것 같다.
결국 영리업체로서 참다 못한 에스이테크노측이 칼을 빼 든 것 같은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
왜 이제까지 참고 있었지? 무엇때문에? 뭘 위해서?
너무 오래 참았던 것 같은 느낌이 적잖이 들지만 이로 인하여 애니/만화행사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이나마 정화될 수 있다면 그건 그거대로 좋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아프간으로 갈 계획을 샘물교회에서 세웠고 - 그걸 신고하자 외교부에서는 가지말라고 권고했고 - 억지로 가려하자 비행기표를 정부가 압수했었으나 - 교회는 종교자유의 침해 운운하며 소송움직임을 보여서 - 정부는 웬만하면 가지말라, 며 권고했으며 - 이들은 유서까지 써 놓고 제3국을 통하여 아프간으로 들어가 - 주둔 한국군에 신고도 없이 선교활동하다 잡혔다 - 이에 가족들은 정부가 이들에 대한 대우가 무심했다며 빨리 살려달라고 성토 중
라는 건데 결국 정부의 권고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하다 일이 터졌다는 건데 애들도 아닌 성인들이니 자신의 유서에 책임을 져라, 라는 반응들이 대부분이다. 이걸 보고 있으니 얼마나 비 종교권에 있는 사람들이 기독교에 대한 인식이 나쁜가를 볼 수 있었는데.... 뭐, 선교? 봉사활동? 좋다 이거다. 그런데 왜 국가의 권고를 무시하면서까지 가야 할 필요성이 있었나? 그런 위험지대가 아니라더라도 자신을 다스리며 활동할 수 있는 오지는 세계에 널리고 널렸다. 오히려 그런 곳이 친화적이었으면 친화적이었지 배타적일 가능성은 좀 있을지라도 신변의 위협이 될 정도로 심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게다가 아프간의 경우는 워낙 극렬한데다 원리주의적이어서 같은 이슬람을 믿는 다른 국가들도 접근을 꺼리는 곳인데 거길 뭐하러 유서까지 써 가며 갈 필요가 있었나? 댁들 사명감이 너무 불타는 거 아닌가? 개인이 있고서야 종교가 있는 건데 이건 뭐 종교가 1순위고 개인이 x순위네? 종교라는 건 자기자신을 다스리며 다른 이들과의 접촉으로 좀 더 나은 자신을 찾기 위해 있는 것이지 자신을 버리면서까지 매진할 필요는 없는 곳이라 생각하는 내가 바보인가?
개인적으로 자업자득으로 잡혀들어간 것인데다 국가가 테러리스트들의 협상에 일일이 응했다간 테러범들의 밥 밖에 되는 게 없으므로 가능성이 꽤 낮지만 만약 살아돌아온다면 풀려난 18명에게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이거라고 생각한다
- 협상에 필요했던 경비의 일체(비행기값, 식대, 담당공무원의 부대비용, 기타 등등) - 인질석방에 필요한 협상금 - 해당 주둔군의 작전을 말아먹은 것에 대한 손해배상 - 국내의 자국민에게 끼친 정신적인 피해보상 - 벌금(위 4가지 금액을 모두 합한 금액의 *3정도) - 풀려난 이들의 대국민 사과문
을 먹어야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이 지불할 수 없다면 교회가 내도 된다는 것으로. 일본의 예를 들어 참 뭐한데 일본같은 경우는 국가의 권고를 무시하고 들어갔다 피랍되어 풀려난 이에게 국내로 돌아오면 비행기값+인질협상비+벌금을 때려 개인에게 징수한다고 한단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거 있기는 했었나?
사람의 생명은 소중한 법이니 풀려날 수 있기를 기원하지만 적어도 유서까지 쓰면서 간 곳이니 나 역시 많은 인터넷 유저들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너희들의 행동에 대한 책임은 너희들 스스로가 져야 할 것이며, 그 책임과 의무를 국가에게 돌리지 마라. 국가는 해야 할 만큼 할 수 있는 일을 다 할 것이나 그 가능성은 지극히 낮으므로, 이후는 신이 진짜로 있다면 그것은 신의 뜻이라고 여겨라
덤 : 만약 돈으로 풀려나는 거라면 18명의 생환의 댓가는 수백 수천명의 생명의 희생이 댓가가 되는 거구나(탈레반들이 물자리필에 쓸 게 뻔하니)
안녕하십니까. 저도 당연히 살아돌아온다면 그런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현실은 좀 더 아스트랄한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죠. 어떻게 생각하면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뭔가에 한 번 빠지면 무서울정도로 심취해버리는 건 양날의 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마 살아온다면 사과는 커녕 하나님의 권위 운운 한다면... 온라인에서의 비난 뿐만이 아닌 오프라인에서의 실력행사를 저지르는 용자가 나올지도 모르죠. 그렇게 되면 선량하게 종교를 믿고 있는 이들까지 피해가 갈 거라는 생각을 하니 순간적으로 섬찟해지기까지 합니다
원래 티스토리는 백업전용이라 제 본래의 블로그에 옮긴 점을 미리 양해드리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그래도 저들도 아주 뭇매를 맞고 싶지는 않은지 표면적으로는 납작 엎드린 자세던데 저네들끼리의 커뮤니티에 가니 가관이더군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과연 종교의 자유는 무엇이고, 저들은 무엇때문에 그렇게 극렬히 종료를 믿는 걸까요?
저 뼛속까지 철저한 바보들에게는 일본의 예처럼 대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만, 이 나라는 일본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점에서 실현가능성이 좀 없는 방안이군요...
사족을 좀 붙이자면, 개인적으로는 종교에 대해서는 그다지 악감정은 없습니다만, 기독교에 대해서는 좀 반감이 있긴 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저사람들이 저런 대책없는 짓거리를 종종 벌인다라든지 그런것들이지요.
전 경우가 좀 다릅니다. 친구따라 교회갔더니 같은 또래의 애들이 놀리기 바빠서 짜증이 지대로 나길래 안 가고 때려치웠죠. 게다가 목사가 하는 말들이 별로 마음에 와닿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안 갔고 가끔 만나는 "예수믿으새요"라는 것도 간단히 씹어주다보니 접근하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사람 참 귀찮게 한다, 는 느낌이 강해서 썩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오공감 2.0. 사실 이오공감 자체적인 변화로서 꽤 반기고 있었는데 1주일 정도 지나고보니 "이건 좀 아니다"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었다. 물론 이전 버젼에서는 운영진의 독단적인 선정으로 말이 많았던 것이 문제였었고 운영진은 그 권리(의무)를 포기하고 이번 버젼에서는 유저들의 공감을 믿고 이런 시스템을 도입했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일주일동안 보아하니 이전의 따뜻하고 누구나 공감할만한 이야기들보다는 공감은 하지만 어딘가 날카롭고 여차하면 편을 갈라 끝이 없는 다툼의 소지가 있는 글들이 많은 추천을 받고 상위에 랭크되어있는 게 아닌가. 물론 이런 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째서인지 "따뜻하고 조용한 분위기"는 영업용이고 실제로는 "바닷속 생물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이 바닷물이 급속하게 빠지자 순식간에 드러나는 것"같은 느낌이랄까. 이글루스도 염연히 사람이 사는 곳이니만큼 여러가지 각자의 생각이 있고 그 생각을 정리하거나 표현하는 방법이 블로그이니 많은 생각들이 하루에도 몇 천건씩 올라오는 거야 당연하지만 이오공감 자체가 모 블로거의 말처럼 이오공감 콜로세움이나 이오공감 만선같은 느낌이 든다. 이전에 우려했던 낚시성 글도 좀 있는 것 같아 보이고
개인적으로 아직까지 한 번도 추천 기능을 사용해 본 적은 없지만 아무래도 운영진이나 개발진은 더이상 이오공감 선정에 대한 유저들에게 긁히긴 싫었는데다 어느 정도 장기간 운영으로 유저 마인드가 충분히 성숙했으리라 생각하고 해당 운영권을 포기한 것일텐데 유저들은 그 의도를 파악했는지 하지 못했는지 추천권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추천권은 자유지만 그 추천에 의한 의무감이 없다고 해야 할까. 아직 유저 마인드의 성숙이 덜 되었다고 해야 할까 물론 공감하는 글에 있어서 추천을 하는 건 상당히 좋은 일이지만 어째서인지 요즘 추천되는 글마다 싸움이 일어나는 건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그것도 끝이 없어보이는 소재들만 골라낸 듯한 것들이.
개인적으로 이오공감 2.0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 페이지뷰는 1페이지만 출력되도록 - 공감받은 글들을 공개된 한 장소로 모으고 거기서 운영진 또는 유저 투표를 하여 이오공감으로 출력 - 매일 1유저 1추천권으로 하여 추천남발이 없도록(날짜나 횟수제한에 있어서는 좀 더 융통성 있게) - 추천한 이들에게 "추천의 책임"을 느끼도록 추천사유를 일정글자 수 이상 작성(이러저러하고 저러이러한 이유로 추천한다, 는 식으로)
이정도로만 바뀌어도 요즘과 같은 "투기장"이니 "콜로세움"이니 "만선"이니 "낚시"니 하는 말은 줄어들지 않을까 한다. 아직까지 베타버젼이니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이글루스가 되기를 바라며....
평이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건 낚시와 싸움이라 하더라도 그걸 좀 더 완화된 표현이 되었을 때의 가치를 두고 하는 것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일부러 작성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래도 역시 "무한"이라는 게 참 무섭지요. 저도 룬님과 같은 1일 추천권 제한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석가탄신일. 크리스마스와 더불어 세계 4대 성인 중 한 사람인 석가모니의 탄생을 축하하는 알이다. 크리스마스와는 다른 점이 있다면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라는 것과 음력으로 날짜가 결정된다는 것. 한때 부모님께 여쭤본 적도 있었다. 왜 크리스마스는 그렇게 떠들썩하게 보내면서 석가탄신일은 조용하냐고. 그랬더니 부모님이 하는 말씀이
"크리스마스는 연말이 끼여있어 사람들의 정신적으로나 마음이 들떠있지만 석가탄신일은 계절로 봄인데다 그 시기가 가장 사람들이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때이므로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라고 하셨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어린시절에는 부모님을 따라 석가탄신일을 맞아 절에 다녀와 다른 곳으로 놀러가는 게 대부분이었지만 머리가 굵어지고 나선 이것도 귀찮아져서 부모님은 부모님대로 절에 다녀오시고, 나나 동생은 각자의 휴일을 보내느라 절에도 안 가고 집에서 뒹굴거리기에 바빴다. 아마 그게 10여년전부터 이랬지. 이젠 딱히 절에 가야 할 당위성이라거나 감정같은 건 느끼지도 못하겠지만 그래도 절에 가면 상당히 편안한 느낌이 드는 건 아직까지 내게 있어 불교가 그렇게 멀지 않다는 걸 종종 느낀다 그래도 "종교"라는 것에 있어서 꽤 회의적인 감정도 많지만
이런 날에 유달리 크게 느끼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왜 사람들은 종교를 믿는 것일까. 아, '믿는다'는 말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철학이라는 학문으로 보면 불교/유교/크리스트교/도교 같은 종교는 상당한 학문적 가치를 갖고 있지만 그것으로 인하여 사람들이 몰려든다는 생각은 들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님께 여쭤봐도 종교를 믿는 것도 믿음으로 하여 자기자신을 좀 더 깊이있게 공부할 수 있고 찾을 수 있기때문이다, 라고 하시지만 아직까지 이해할 수준이 못 되었는지 이해도 안 되고 있고-_-;;
종교가 과연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아니 무엇을 위하여 있는 건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날인가 보다, 오늘은
오늘도 절에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다가 에이 째자. 하고 안 갔는데, 그냥 요즘은 물 흐르듯 종교생활을 하는 기분이예요. 그냥 생각나면 한두번 쯤 들러줄 정도의 가벼운 신앙심일까요? 그렇긴 해도 불교 자체가 크게 사람에게 믿음을 강요하거나 그렇지 않으니까 생각날때마다 절 드리고 하는 거죠. 사실 절에 가면 절밥부터 관심이......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명박씨는 '공인'으로서의 자격이 없다. 저 사람이 초짜 의원이나 초짜 시장도 아니고 현재 나라의 대표자가 되려는 사람인데 하는 말마다 저렇게 문젯거리를 만들면 어디 신뢰성이 가겠는가. 게다가 요즘들어 관심있게 지켜보다보면 사고방식이 딱 70~80년대에 머물러 있다는 걸 느낀다. 지금은 21세기인데. 가족들과 식사시간중에 하는 이야기로도 저 사람이 현재의 대세라고 한다. 뽑을 사람이 눈 씻고 찾아봐도 없어보이기에, 부산이다보니 의리로 한나라당이기에. 차라리 박근혜씨가 나오면 그녀를 밀겠지만 그 아줌마는 현재 별로 승산이 없어보인다. 저런 말을 거침없이 했다는 것은 깊이 묻어두고 있는 사고방식이 그런 것이고 현재 사과를 한다고 설레발을 치더라도 주워담을 수 없기에 아마 두고두고 풍자거리가 되지 않을까 한다. 어쩌면 그의 생각이 현재 우리나라의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전반적인 사고방식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말은 가려가면서 했었어야 했다
이성적으로 말하자면 태아에게도 생명이 있으니 낙태는 임산부와 태아의 치명적인 생명의 위협이 되지 않는 이상 하지 않는 게 옳다고 보지만 솔직히 현실적으로 난 그의 말에 동조하고 싶더라. 어린 시절에는 몰랐던, 그러나 지금은 처절하게 겪고 느끼고 있는 사회에서 받는 느낌들, 주위 사람들의 반응, 부모님들의 걱정, 동생의 걱정 등을 현재 너무나 뼈져리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의 길을 찾고 세상에 태어나 행복해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런 사람들이 많을지, 자신의 삶을 저주하며 사는 사람들이 많을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스스로가 느끼기에 할 수 있는 것들이 제한되어 버리고, 주위의 시선들이 고역일 정도로 지나친 관심이나 혹은 무관심으로 일관되고, 살아갈 수 있는 방법들도 상당히 제한적이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막막해질 때가 있다. 그 동안 여러가지 직업을 가져봤지만 그 중에서 가장 평등하게 지냈다고 여겨졌던 곳이 공직사회였고 그 길을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그렇게 평탄하지도 못한데다 나보다 훨씬 더 양호한 사람들의 파티같이 느껴진 적도 많았었다. 사촌동생이 복지관에서 정신지체장애인들을 돌보며 취업알선으로 일을 하고 있으면서 들려준 이야기는 암울할 정도로 어두웠고 실제로 직업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느끼지 못했을지라도 취업알선을 받는다거나 상담을 받아보면 한숨이 나올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학습능력이 좋아봤자 그건 그 공간에 있었을 때 뿐이고 정작 나와보면 주어지는 일들은 지극히 단순한 단순노동이 대부분이며 그걸 선생님들도 알기에 퀄리티가 좀 있다고 여겨지는 학생들에게는 취업알선이 좀 부담스럽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정신지체를 제외하고 가장 취업시키기 어려운 장애가 시각/청각장애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내가 뭐 하러 직업학교에 왔나, 라는 생각까지 들더라
30여년동안 쌓아온 게 많다보니 '결혼, 출산'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심한 거부반응을 보이게 되었고 부모님 역시 이 문제로 인하여 내게 뭐라고 말씀하지 않으신다. 부모님들 역시 낳아서 길러오면서 품었던 희망이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계시고, 다음대에 태어날 아이가 또다시 장애를 갖고 있다면 당신들이 겪었던 고통과 좌절을 또다시 나와 내 자식이 맛봐야 한다는 걸 잘 아시기에 남들처럼 내게 결혼을 강요하지 않으신다. 스스로도 아예 생각이 없고. 그래도 혼자 살아남기 위해서는 직업이 필요하니 직업을 가지라는 것이 내게 부여된 부모님들의 마지막 희망인데 이것도 참 만만치 않아 문제다. 하긴 요즘 멀쩡한 사람도 취업하기 어려운 판에 장애인 취업이 쉬울 리가 있겠느냐마는
이전에 일했던 구청에서 들은 농담섞인 이야기지만 우리나라에 외국인 범죄가 다른나라에 비해 적은 것은 "자신과 다르면 무조건 경계하고 본다"는 의식이 국민성 밑바닥에 깔려 있기 때문에 무리(자신)과 다르면 곁눈질을 하든 째려보든 쳐다보든, 상대방이 민망한 지경에 이르기까지 관심을 갖고 스토킹(?)하고 쳐다본단다. 그래서 자신과 다른 이가 결국 부담스러워 자리를 피하게 된다나 뭐라나
세상에 태어나 여러 경험을 하는 것도 행복이긴 하다. 그러나 이 나라는 장애인이 살기에는 너무나 척박하다, 옛날보다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돈"으로 만든 사회복지시설이 대부분이고 사람들의 마인드는 아직까지 한참 멀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긴 주위에 이런 사람이 없다면 느끼지도 못할테니 그건 뭐라고 따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긴 하지. 게다가 요즘 인터넷을 돌다보면 연령층이 낮을수록 개인주의가 심각하여 현재의 장애인에 대한 의식이 점점 더 뒤로 후퇴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이가 장애라는 걸 알게 된다면 이 나라에서 할 수 있는 선택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 같다. 돈이 좀 있으면 가족 모두가 사회적 마인드가 괜찮은 나라로 이민가서 사는 것과 낳아서 척박한 현실을 극복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만사 포기하고 아이를 포기하는 것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어보인다. 첨언하면 요즘은 지체/시각/청각 같은 표면적인 장애인보다 환경과 식생활이 나빠지기 때문에 정신지체/내부장애(정신, 심장 등)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란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해 본다. 한 집에 하나씩 장애인이 있어봐야 사회적인 마인드가 바뀔까, 라고
이명박씨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옆길로 샜는데 여하간 장애인으로서 한국에서 살아가기란 참 어렵다고 생각한다(듣기로는 옆나라 일본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하더라만 확인은 못 해 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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