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시험공부를 하지 않았으니 문제의 난이도가 어떤가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약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젠 시험지는 회수하지 않던거라는 것. 위탁하더니 의외로 말썽의 소지를 줄이려 고민하나보다. 미칠듯이 비가 오는데다 가는 길목마다 차가 막혀 포기하려 했으나 운 좋게도 시험장에 도착할 때까지 시험관리관은 나타나지 않았으니 돈값은 한 셈이었고, 시험 칠 때도 책상이 무진장 삐걱거렸다는 걸 제외하면 시험장의 비품문제도 그럭저럭 넘어갈 수준이었다. 신경 쓰이는 건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겠지만. 비가 와서인지 작년에 비해 온 사람들이 형편없이 적었고 작년에 봤던 또x이같은 사람은 안 보이더라. 적어도 당시는 남이 시험지를 먼저 봤다고 쫓아내야 한다고 길길이 날뛰는 녀석이 하나 있어 "저놈 뭐하러 온 거냐?"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었는데 올해는 조용히 자기 할 일 하면서 필기구가 없으면 빌려주고 시험지 떨어지면 주워주는 훈훈한(...)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시험을 다 치르고 함께 시험치러 왔던 부산학교시절 건축과 언니와 서면에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실컷 놀다 버스를 타니 이번에도 또 무진장 길이 밀린다. 어차피 종점에서 한 정거장 전에 내리면 되니 편하게 잠을 잔 건 좋았지만 눈을 뜨니 내려야 할 정거장을 지나 종점을 향해 달리고 있는 버스. 어차피 종점 옆이 사무실이니 오늘 누가 있나 싶어 내려 사무실로 가 봤더니 아저씨 둘이서 쓸쓸하게 선거 포스터 벽보 테이핑 작업하고 있더라. 게다가 한 명은 휴일출근이라 아주 편한 복장(츄리닝)을 하고 있었는데 평소엔 죽어라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 사람의 모습을 보니 웃기다고 해야할 지 참....
집에 오니 4시30분. 씻고 블로그를 열어보니 텍스트큐브 1.7베타 3가 올라와 있더라. 낼름 다운로드 받아 블로그에 덮어쓰니 아래와 같이 횡스크롤되던 메뉴가 다운스크롤이 되는 등 이전엔 볼 수 없었던 걸 볼 수 있었지만 여전히 통계와 rss는 먹통인 상황이 발생한다. 아무래도 그냥 덮어써서 그런지 혹은 권한코드가 안 맞는 건지 모르겠지만 정식버젼이 나오면 일단 백업한 후에 한 번 싹 계정청소를 해 줘야 할 듯 하다
올해도 수험료가 아까워 부산 지방직 9급공무원 임용시험에 도전하고 왔다. 작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접수를 인터넷으로 할 수 있게 되어 굳이 시청에 가지 않아도 되었다는 점과 작년과는 달리 이번에는 아주 조금이라도 공부를 좀 하고 간 것이었는데 결과는 그다지 기대하고 있지 않다
사실 작년에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로 시험을 친 거라 시험장의 분위기 파악도 제대로 못했는데 올해 들어가 보니 이거 참 심하게도 살기등등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게 아닌가. 작년에는 각자 자기 할 거 하고 시험관의 지시에 따라 행동했고 상당히 조용조용한 분위기에서 시험을 치렀는데 올해는 시험관의 지시에 태클을 거는 사람들이 많은데다(감독관과 보조자가 좀 불쌍하긴 하더라. 하긴 그네들도 8~10만원 수당받고 하는 거니까 상관없으려나) 지시가 없어도 알아서 우르르 자신의 짐을 챙기기에 바빴다거나 경쟁자를 하나라도 더 처리하기 위해 시험지 체크도 용서하지 않고 즉시 "저놈이 시험지 보고 있었다"며 고자질해버리는 등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게다가 시험치는 도중에도 앞과 뒤의 남자들은 입에서 십원짜리 욕을 수없이 해대며 시험을 치르는데 중간에 끼여 그 소릴 듣고 있으니 기분이 참 더러워지더라. 누군 욕 할 입이 없어서 못하나...-_-;;
문제의 난이도는 작년에 비해 지문이 더 길어졌다는 것 정도밖에 모르겠다. 그래도 책 좀 쳐다본 기억이 남아있었는지 답이 눈에 보이는 문제가 몇 개 보이긴 했지만 아무래도 결과는 자신이 뿌린대로 거두지 않을까 한다. 확실히 내가 남들보다 노력을 수십배 더 해야 하지만 그만한 노력을 하지 않았으니...
일단 장애인 군에서 쳤으니 시험을 치르는 사람들의 유형을 보니 대체로 지체장애쪽이 많았고 나이제한에 걸리기 직전인 사람들도 있었으나 대부분 젊고 활동에 지장없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주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래도 작년에 비해서 상당히 이기적인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보아 과연 저런 사람들 중에 합격하는 사람들이 사회를 위해, 공익을 위해 일할 수 있을지에 대해 좀 의심스러워진다. 하긴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이상이다보니 이런 걸 논하느니 차라리 책을 한 페이지 더 보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전에 일하던 사무실과는 확연히 다른 "약육강식"의 세계를 보고 온 느낌이랄까. 이런 세계가 두렵고 가기 싫을지라도 원하는 것을 위해 통과해야 하는 곳이라면 두 눈 딱 감고 통과해야 할 세계라고 생각하니 참 씁쓸해진다
날씨도 나빴고 돌아오는 길은 비에 흠뻑 젖어 돌아오긴 했지만 썩 좋은 기분은 아니다. 만으로 35살까지 도전할 수 있다지만 과연 내가 이 짓을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또다시 생기고 차라리 이러느니 일산에 올라가 시각장애인 특화교육을 받고 회사에 취업하는 게 차라리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 본다
일종의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오늘. 나는 또다시 자신에게 자문한다. 현재 내가 한 결정이 과연 옳은 것인가, 라고
현재의 고민에 대한 결론이 결국 났다. 많은 사람들의 조언을 듣고 나 나름대로 잣대를 재어가며 며칠간 심사숙고 한 끝에 내린 결론은....
공무원 수험에 매달리는 것
이 되었다.
사실 일산에 계신 선생님의 제의도 괜찮은 것이었지만 현재의 내 나이와 체력, 시력에 대한 적응성 등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었고 배우려 하는 과목이 과연 앞으로 얼마나 더 직종으로서의 수명을 가질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비슷한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동생은 "배우려는 과목의 수명이 짧다"는 것과 내 나이와 시력을 보고 차라리 공무원쪽이 낫다고 조언해주었고, 현재 공무원 수험을 하고 있는 부산학교 시절의 아는 동생은 "그쪽도 비젼이 있으면 괜찮지만 좀..."이라며 떨떠름한 반응을, 부산학교 시절에 같은 방을 썼던 언니는 "직종으로서의 종사 수명도 짧은데다 특출난 자기만의 기술이 없으면 장애인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데다 적은 나이도 아니다"라는 말로 조언을 해 주었다. 의외였던 것은 동생과 언니의 반응이 둘 다 같다는 것. 비슷한 직종에 일하는 사람이나 장애인 단체에서 직업을 알선해주고 상담해주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의 반응이 같다는 것이 놀라웠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덤으로 단기간의 어려움을 회피하고자 일산으로 가는 것은 도망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첨언도 둘 다 덧붙여서 해 준 걸 보면 뭐라고 해야할 지.....
인생의 갈림길에서 한쪽을 선택한 이상, 한 쪽을 버려야 하고 선택의 책임을 지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의지가 약해서일 것이다. 그러한 의지를 다잡기 위해서라도 무언가에 미쳐가는 듯 매달리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억하건데 무언가에 미친듯이 매달려 본 경험이 거의 없는 것 같다. 2004년 지방장애인경기대회 때 정말 죽고 싶을 정도로 연습에 연습을 했는데 그만한 노력을 지금도 할 수 있을지 아직도 두렵다. 또한 현재의 미칠 듯 오르기만 하는 점수를 보면 더더욱 난감해지고.
인생에 있어 쉬운 길은 없지만 정말로 쉬운 길이 있다면 두드려 보고 싶어지는 심정이더라도 현재로서는 달리 방법이 없다. 내가 한 결정에 스스로가 책임을 지는 수 밖에
생각해보면 난 인생에서 나 스스로 책임을 진다는 것에 대해 많이 두려워하는 것 같다. 무언가를 선택했으면 그에 따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지만 잘 되면 내 덕이고, 안 되면 남을 탓하게 된다는 건 아마 그런 의미가 아닐까
앞으로의 미래가 어떨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스스로 한 결정에 후회는 남기고 싶지 않다.
올해도 어김없이 부산시 공무원채용시험 공고가 나붙었다. 모르긴 해도 1차는 9급일반, 2차는 7급과 기능직 선발용 시험일 듯 한데 특이하게도 뇌병련 장애인에 대해 편의제공을 할 수 있게 된 것과 인터넷과 방문접수를 반반 할 수 있게 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긴 난 작년엔 일하느라 접수를 친구에게 부탁했었는데 친구 말로는 마지막날에는 지하철역까지 사람이 득실거린다고 하더라. 시청에 일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아닌 단순 시험응시자들 만으로. 이런 걸 들을 때마다 요즘의 세상이 어떤지를 알 수 있다는 것과 그 시류에 같이 쓸려가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자신을 보면 씁쓸하다. 차라리 다른 길이 있다면 더 좋을텐데. 이런 길은 가고 싶지 않은데...라며 가끔 스스로도 자조하곤 하지만 내게 있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정말로 한정되어 있고 그 한정된 길조차 서서히 좁아지고 있는 걸 보면 왜 사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차라리 미련없이 이 세상을 뜰 수 있으면 더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제대로 공부한 것도 아니지만 일정이라도 기억해둬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것 같기에 몇 자 끄적여 본다
내년부터는 오직 인터넷으로만 접수를 받는다고 하는데 상당히 불안하다. 물론 편의성이야 높아지겠지만 올해의 인터넷 접수는 아마도 내년의 실험장이 될 게 뻔하기 때문. 뭔가를 제대로 하는 걸 보지 못했기에 그 불안감은 더하지 않을까 하지만 어쩌겠는가. 다니는 것보다 편한 쪽을 택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은데. 덤으로 2011년부터 시험방식이 바뀐다고 하니 목숨 걸고 뛰어드는 사람들은 늘어날 것이고 나도 내년이 마지막이니 그다지 미련도 안 남지만 "고시"라는 게 얼마나 사람을 피폐하게 만드는가에 대해서는 알 것 같다. "미련"이라는 게 무섭기는 하더라. 차라리 별 생각 없이 흘려버리면 속이 편할 것을.
올해 역시 제대로 공부 안 했으니 합격할 수 있으리라고는 애초부터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작년에 비해 얼마나 시간배분을 잘 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지도 모르겠고,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나이가 이렇게 될 때까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도 문제가 되니까.
공고가 나붙은 지금도 생각한다. 차라리 다른 길이 있으면 좋겠다, 라고. 그리고 반대로 어쩌면 내가 너무 편하게 인생을 살아와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다른 길을 찾는 걸 보면. 정말로 이 길 밖에 없을지도 모르는데 과정의 고통과 두려움에 눈을 돌리고 다른 안식처를 찾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 너무 나약한 건지도 모르겠다
젠장, 오늘따라 감상적이 되어 머릿속이 복잡하다
덤 : 어지간히 뇌병련 장애인단체에서 압력을 행사했던가 뇌병련장애인들이 시험을 많이 봤나보다. 저렇게 편의를 도모해준 걸 보면
2011년부터 공무원시험이 달라진단다. 현재의 수능과 같은 형식으로 공직에 입문할 수 있는 최소의 자격만을 부여햘 뿐, 나머지는 "필요한 기관에서 알아서 뽑아 가라"는 식으로 바뀐다는데 현재의 제도가 2010년까지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앞으로 3년간 도서관, 학원가들은 불타다 못해 새까맣게 재가 될 듯 하다. 적어도 처음 제도가 도입되면 그만큼의 불리함은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되니 누구나 모험은 하기 싫을거고, 저 제도가 정착되면 허수로 뽑힌 사람들이 마냥 세월을 잡아먹을 수는 없을테니 교육계의 "미발추"같은 꼴이 날 거고
정작 꿈은 꾸고 있지만 실행을 하지 못한 내가 보기엔 "어, 그래?"라는 수준으로밖에 안 보인다. 저 제도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언젠가 제도는 바뀌어야 할 거고 만족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반드시 불만족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나올 것이고, 제도의 변화가 공공의 이익보다는 누군가의 이익에 상당히 부합되는 경우가 많으니 미치고 펄쩍 뛰어봤자 자기 손해 아닌가. 하긴 제한연령도 이제 내년이면 끝이지, 참
과연 저 제도의 변경으로 인하여 불고 있는 공무원 열풍이 얼마나 더 미치도록 불 건지도 좀 지켜봐야겠고 모르긴 몰라도 안면있는 쪽이 훨씬 더 유리할 건 뻔할 뻔자고 인사청탁은 기본 옵션으로 자리접을 것이며 유능한 넘은 여기저기서 데려가려고 안간힘을 쓸 지도 모른다는 것 정도랄까. 그런데 좀 애매모호한 게 육아휴직 3년 운운인데 이거 내가 알고 있기로는 무보수라고 하던데 언제 유보수로 바뀌었나? 보통 육아휴식 3개월이면 80%정도의 급여가 나오고 1년이면 40~50%정도가 나온다고 알고 있기에 많은 여자공무원들은 돈 때문에라도 1년을 쉬지 못하고 3개월만 쉬고 도로 나온다고 하는데 3년간 급여를 준다면 애 셋 낳고 약 10년을 집에 들어앉아 있어도 생활보장이 된다는 말이다. 우와, 최고네, 진짜 이러면
여하간 누군가의 이익에 철저히 부합되는 제도에 찬반이 엇갈리는 사람들을 보면 씁쓸해지곤 한다. 어차피 환경에 적응하면 그만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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