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또다시 구청 민원실에서 춭산휴가 대타 아르바이트를 돌고 있는 관계로 참 많은 사람들을 보곤 한다.  3층의 사무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곳이 1층이기에 작년에는 가끔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들어온 지 일주일도 안 되어 무덤덤해지는 자신을 보면 역시 인간은 환경적응의 동물이라는 걸 새삼 느끼는데 오늘은 그 중에서 꽤나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 사람들의 유형을 써 보고자 한다

1, 비품 집어가는 사람들
: 대책 없다.  보통 주5일 근무를 기본으로 하는 공무원들에게 있어 토/일요일은 당직자들만이 건물을 통제하는 시스템으로 바뀌는데 이런 날이 주차장 개방의 날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불특정 다수들이 출입하더라도 당직자들이 일일이 쫓아다니며 제제할 수 없는 사태가 간간히 생기기도 하는데 주말을 지내고 오면 비치되어 있는 비품들의 상당수가 사라져 있다.  대표적으로는 당직실에서도 주로 사용하는 커피/차류/종이컵류가 되고, 그 외에도 인주/볼펜(붙박이식으로 붙여놓은 걸 뜯어간다)/복사기에 든 A4용지 등의 사무용품이 사라져 있다.  물론 개개인들의 물품관리가 철저하기 때문에 개개인들의 물품이 사라지는 일은 없는데 공용으로 비치해 둔 물품들을 저렇게 털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집에 인주가 없나, 볼펜이 없나, A4용지가 없나...  공용으로 쓰라고 놔 둔 걸 헤프게 쓰는 거야 속은 쓰리더라도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대놓고 털어가는 건 대체 무슨 심보냐?  세금으로 산 것들이니 가져가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마디 해 주고 싶어진다.  그거 큰 착각이라고.  물론 국민세금으로 산 물품들이 맞기는 한데 그렇게 수시로 없어지면 그걸 메꾸기 위해 더 많은 세금들이 걷혀져야 한다는 걸 모르나?  그렇지 않으면 모두 스스로 알아서 하던가.  알아서 하라는 게 싫다고 잔소리들을 해대서 비치해놓은 걸 세칭 쌔벼가는 사람들.  양심은 이미 안드로메다로 패키지 관광을 보내놨겠지?

2, 안내문구를 무시하는 사람들
: 반영구적인 사무기기(복사기/팩스 등)은 연수가 오래되지 않았다더라도 불특정 다수가 다량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 사무실의 물품들보다 일찍 노쇠해버리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내구가 다 되었다고 제때제때 바꿔주냐?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이야기다.  보통 물품의 내구연수는 5~10년 정도인데 이 연수를 제대로 채우지 않는 이상은 바꿔주지도 않는다.  게다가 요즘은 무슨 짓을 하더라도 "예산 없음"으로 잘리기 일쑤이기 때문에 사람 부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민원용 복사기 앞에는 "1인 3매까지 사용"과 "이면지 사용 금지"안내문이 붙어 있지만 이걸 제대로 지키는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다.  가장 황당했던 때가 언제였냐면 한 아주머니가 복사를 하는데 계속 글자들이 겹쳐져 인쇄가 된다고 좀 도와달라길래 갔더니 누군가가 다량의 이면지를 용지함에 넣어두고 게다가 그 이면지들을 용지가 올라오는 곳에 잔뜩 끼워둔 채 사라진 것이다.  넣어두었던 A4용지는 벌써 절반 이상이 더럽혀지거나 사라져있는 상태였고.  이면지들을 보니 대학 이과에서나 볼 법한 서적복사물이었는데....  이 범인이 다시 와서 다음에 걸리면 아주 모가지를 비틀어버릴 거다, 정말-_-;;  내구가 간당간당하는 복사기는 이면지를 썼다가는 고장난단 말이다, 이 자식들아.  니들은 종이 한 장 아끼는 건지 몰라도 그걸 관리해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기기 자체의 내구관리가 더 중요하기에 이면지 사용을 하지 말라고 안내문을 붙여놔도 안 듣고, 1인 3매까지 복사하라고 해도 무슨 인쇄소 복사기 사용하듯 미친듯이 복사기 사용하는 일부 인간들 덕분에 복사기를 아예 완전히 고장내놓고 "인쇄소 가서 하세욧!"이라고 소리 지르고 싶어진다

3, 목소리 크면 장땡인 사람들(술주정 포함)
: 사실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 라는 말을 꽤 오래전부터 실감해 오곤 했지만 요즘처럼 처절히 실감하기는 참 오랫만이다.  대체로 1층에서 싸움하는 경우는 주차위반딱지로 인해 열이 있는대로 받아서 오는 사람들과 세금 문제로 오는 사람들, 단체농성으로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요즘은 주차단속이 엄격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잘 보이는 곳에 주차하는 사람들이 바보지...)에 주차과태료 탕감이나 경감을 위해 혹은 항의를 위해 오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흥분해서 있는대로 욕하는 사람은 그나마 양반이고, 가장 짜증나는 부류는 술 먹고 술의 힘으로 민원을 해결하러 오는 사람들.  술먹은 거 뻔히 보이는데 제대로 상대 해 줄 사람들 아무도 없으니 오히려 슬슬 피하거나 "술 깨고 오삼~"이라는 대답만 하게 되는데 우선적으로 스스로가 좀 불편하더라도 지킬 수 있는 법은 지켜주는 게 정신건강상 좋고, 정 부득이하다면 육하원칙의 억울하다는 요지의 공문서를 작성하여 인터넷이나 민원을 제출하는 게 좋다.  그들도 증거가 남으면 피곤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말로 해결하기를 원하고 좋게좋게 해결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이건 공사나 공단도 마찬가지)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있는대로 깽판을 부려놓으면 진짜로 과태료가 탕감되는 경우가 심심치 않다는 것.  역시 목소리 큰 놈이 장땡이라는 건가?
그런데 저렇게 주차위반딱지를 떼였다고 항의하러 오는 사람들 중에 약간의 장애(대체로 지체 6급이라고 하지만 손가락 하나나 하나의 절반정도가 없다거나 하는 정도의 상당히 경미한 장애)가 있으면서 온갖  편의는 다 보다가 주차위반에 걸려 오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는 것.  ...여보슈, 댁들보다 더 심한 장애를 갖고 있는 나(시각장애 3급)도 법을 지키며 살려 하는데 달면 삼키고 쓰면 뱉은 그런 사고방식을 갖고 있으니 장애인들이 욕먹는 거 아뉴?  일하며 앉아있다보면 어이가 없는 사람들이 꽤 많은 걸 본다-_-;;

세상에는 여러 사람들이 살고, 여러 생각들이 있다는 걸 느끼지만 아직도 저런 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은 정신수행이 덜 되었다는 증거일 터.  수련을 더 해야겠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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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4 22:03 2006/08/14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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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델 2006/08/15 17: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사람들과 상대하는 일을 하다보니..
    본인들이 한 행동에 대해선 이해를 못하고 오직 저희가 잘못했다고 맨~~날 전화하는 분들이 있답니다.
    (.....)

  2. 웬리 2006/08/15 19: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흐으 정말 여러사람이 있군요(...)
    모처에서 벌어지는 일도 그렇고... 이래서 더 더운걸까요 -_-;;;

  3. 砂沙美 2006/08/16 21: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델 // 역시 "역지사지"정신을 잊은 사람들이 더 많은 모양입니다, 쿠럭

    웬리 // 음, 그 모 처라는 곳은 저도 관련 있는 곳이지요? 확실히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는 건 어찌보면 살아가면서 가장 피곤한 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