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변함없이 힐브린에게 축포를 얻으러 이리아에 갔더니 어째 주 접속채널이 복작복작하는 걸 느꼈습니다. 덤으로 힐브린 앞을 왔다갔다하는 사람들 중에는 "퀘스트용 곰입니다"라는 파티창까지 띄워져 있기에 의아했었는데 그 의문은 곧 풀렸습니다. 힐브린의 천막 뒤를 보니 웬 새끼곰 하나가 저렇게 갇혀 오도가도 못하고 버벅대고 있더군요.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퀘스트를 받아 퀘스트를 수행하고, 보드 앞은 문전성시, 하늘 위에는 무수한 부엉이들이 오가는 장관을 볼 수 있었지요. 워낙 일반적인 일상에 바빠 지나쳤습니다만, 저렇게 야생동물을 끌고 오는 사람도 대단하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는 유저와 그것이 보기 싫다고 곰을 죽여버리는 사람도 대단하다고 여겨지는 하루였습니다. 가장 대단했던 사람은 역시나 끌고 온 사람이겠지만 말이지요.
사실 이런식으로 진행하는 퀘스트는 썩 좋아하지 않지만 온라인 게임이 이렇게 발달할 수도 있구나, 라는 걸 느끼곤 합니다. 개발자가 룰을 짜 놓으면 그 룰에 맞추어 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 틀을 완전히 벗어나 다른 방법을 찾아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좋은 의미던 나쁜 의미던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갇혀 오도가도 못하는 곰이 불쌍했는지 아니면 단순히 이목을 끌고 싶었는지 어떤 유저가 곰을 한칼에 보내놓은 후 하는 소리가 "또 끌고 와 보세요, 또 죽여드릴게요"라는 말을 보는 순간 인상이 구겨지는 걸 느꼈습니다. 물론 부덕한 방법의 퀘스트수행이긴 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들을 비난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건지, 아니면 혼자 정의의 히어로가 된 건지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을 보니 참 말이 안 나오더군요. 스케치를 하다 잘못 클릭하면 그대로 선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리아 캠프의 특징 상, 실수로 볼 수 있었겠지만 그 유저의 말은 '절대로 자신은 실수하지 않고 고의로 죽였다'라는 의미로 들렸으니까요.
바빠서 그 뒤의 일은 신경쓰지 않고 고향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세상은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나 봅니다
덤 : 축포 두 배로 뽑기 프로젝트를 진행한지 어언 1개월 가량, 힐브린이 제가 아주 좋다는 메시지가 나오더군요. 비밀상점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니커와 힐브린의 차이를 볼 수 있었습니다. 힐브린은 자연과 생물의 스케치를 주로 하고 싶었는데 그럴때마다 니커에게 한소리 듣는다는군요. 니커는 오직 탐험이 전부라나요? 니커에게 힐브린이 끌려다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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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그런 개념을 저으~ 먼 우주로 출장보낸 아색히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잖습니까... (쿨럭)
그걸 새삼스럽게 다시 느낀다는 게 참으로 씁쓸하다는 거지요, 헛헛헛
아아..정말 저 곰돌이 귀여웠는데..끌고오기도 힘들텐데..
정말 그 유저 너무 심했어요.칫..( --)
그래도 덕분에 멋진 구경했어요./_/
탐험경험치도 올리고~
요령이 알려지니 채널별로 한번씩은 저렇게 끌려 온 곰들이 갇혀 우엉거리는 걸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힐브린 아르바이트를 하다보니 더 잘 눈에 띄기도 하고요.
그런데 지속적으로 이런 식으로 나간다면 개발하는 측에서도 무언가의 패치를 하지 않을까요? 캠프안에 필드몬스터들이 들어올 수 없게끔 한다거나 스케치 경험치를 낮춘다거나 등등...